아이스링크장

by 강알리안

딸이 스케이트를 배운다. 처음에 우연히 지인 따라가서 일일 강습을 했다. 이후 딸이 계속하겠다고 해서 한 기간이 어느새 1년... 딸은 지구력은 좋지만 스케이트에 썩 소질이 있는 편은 아니다. 아직은 어리고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시키는 정도다. 근데 스케이트도 기술인지 꾸준히 하면 분명히 실력이 늘긴 는다.


딸이 스케이트 배우는 걸 보면 어릴 때 배운 피아노 생각이 난다. 스케이트도 악기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손가락 5개로 건반 눌러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힘들지만 어느 순간 곡을 연주하고 있고 꾸준히만 계속 열심히 하면 모차르트 베토벤 곡을 연주하게 된다.


1년 간 스케이트를 탄 딸을 지켜보면 비슷하다. 처음에는 얼음판에 서서 걷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어느새 포즈도 그럴듯하게 나오고 이제는 턴 하는 기술까지 배우고 있다. 찍기를 할 때 너무 못해서 저 실력으로 계속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는데 턴을 들어가니 찍기보다 좀 더 쉽게 실력이 늘고 있다.


딸로 인해 나도 주말마다 아이스링크장에 출근한다. 링크장에 매주 가다 보니 같이 수업을 듣는 얘들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스케이트장에 놀러 갔을 때는 피겨 하는 얘들을 보면서 신기해했었는데 딸이 스피드스케이팅을 배우니 스피드 하는 얘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는 어릴 때부터 재능이 특출 난 애도 있고 노력에 비해 실력이 늘지 않는 애도 있다. 처음에는 어린데 실력이 특출 난 애만 눈에 들어왔다. 저 애는 나중에 국가대표선수가 될까? 이름 기억했다 국가대표가 되면 초1 때 저 애타는 거 맨날 지켜봤다고 지인들한테 자랑해야지 이런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쟤 부모는 마음이 복잡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 정도 재능이면 키워줘야 할까 그러기에는 이 길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근데 어제는 다른 애가 눈에 보였다.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서 실력이 늘지 않는 애가 있다. 쟤는 마음이 좀 급해 보이네 자기 페이스대로 잘했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애는 링크장 안에서 누구한테나 주목받는다. 누가 봐도 실력이 뛰어나 보이니까... 근데 열심히 하는데 당장은 잘 안 보이는 애들은 어떨까? 잘하는 애랑 자신을 비교하지 않으면서 본인 페이스대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스케이트든 인생이든 장거리 경주니까... 한 때 반짝하는 거보다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게 결국 빛을 발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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