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연수휴직 안에서 허우적대며-
2학기에 걸쳐 낸 휴직도 2024년이 끝을 향해 달려가며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도 뭔가 있어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휴직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이래 봬도 나는 교사로서 전문성 신장을 도모하는 자율연수휴직 중이다.
연수 계획서는 참 그럴듯하게 잘도 써냈다. 문학 이론을 탐구하며 그것을 실천적 글쓰기에 접목시켜 학생 지도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그러나 정작 나 자신의 실천적 글쓰기는 여전히 괴발개발인 수준. 국어 교사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나는 투 폰을 사용해서 업무용 폰과 개인용 폰이 분리되어 있는데, 오랜만에 업무용 폰의 전원을 켜보았다. 이런 부족한 나도 담임이었다고 그동안 그리웠다는 메시지를 간간히 남겨 준 작년 졸업생들이 그 조그마한 전자기기 안에 존재했다.
“선생님, 언제 돌아오세요?”
내가 있을 곳은 교단일까-
아니면 노트북 앞일까-
나는 지금 교사 인생에 단 한 번 주어지는 자율연수휴직을 과연 가치 있게 사용하고 있는 걸까... 내가 과연 너희에게 문학을 논하고 글쓰기를 가르칠 자격이 있는 걸까?
한없이 부끄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