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도 부득이한 경우에 서류만 구비 되면 대리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가족이어야만 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해드릴 여성은 40대 요양보호사 환자분입니다. 요양보호사는 몸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팔, 허리, 다리가 아파서 한의원에 자주 찾아오십니다. 보통 50~60대가 지나서 2의 직업으로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 여성분은 40대인데도 요양보호사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바쁘셔서 그런지 하루는 남편분이 대리 처방을 해달라고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서류를 안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서류가 준비되면 결제하고 찾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그 여성분이 다시 한의원에 내원했습니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서 갑자기 저를 쏘아보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남편이요??!!!”
“(당황해서) 네...?”
“누가 제 남편이라고 그래요?!! 그 사람인가?”
알고 보니 그 여성분은 독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날 찾아온 남자는 멀쩡한 가정까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원이 오해했던 이유는 그 남자가 여성분의 생일과 전화번호까지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 자연스럽게 남편인 것처럼 너스레를 떨었던 것이지요. 알고 보니 여성 분이 요양보호사 일을 하다가 어찌어찌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합니다.
“미쳤네..”
“미쳤다 미쳣어.. 아니 애까지 딸린 놈이..”
간호사 선생님들은 다들 혀를 끌끌 찼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남자분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면서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여성분이 호감가는 외모이기도 했지만, 말도 조곤조곤하게 하고 또 어르신들도 잘 보살피니 그런 마음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아 어찌되었건 다들 그 남자를 어이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분 그 분 스토커 아니죠? 진짜 걱정되네.”
“뭐 그런 인간이 다 있어.”
“조심하세요. 그런 인간이 나중에 사고 친다니까요.”
이런 분위기였습니다. 다행히 직원들과 그 여성분이 계획을 잘 세워서 둘이 안 마주치는 선에서 돈도 돌려주고,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둘이 만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자분은 얼마간은 상당히 불편해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뒤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요. 그 남자분 이번에는 다른 여성분에게 또 꽂혔다고 하더라고요. 으이구....
이번에는 어디 의원에서 영양주사 맞을 돈을 결제해주지는 않았나 저희끼리 수근댔습니다.
한의원에서 이게 먼 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