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책 출간 기획의 절반은 콘셉트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by 홍승완 심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세상을 바라본다. 마치 선글라스를 쓰고 보면 온 세상이 어둡게 보이는 것처럼 저마다의 고정관념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르게 보인다. 고정관념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 틀에 갇힌 생각이다. 고정관념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굳어지면 자신을 옭아매는 사슬이 된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좋은 쓸거리를 찾기 어렵다. 쓸거리가 시원찮으면 아무리 글솜씨가 뛰어나도 그저 그런 책이 되기 쉽다. 따라서 좋은 책을 쓰려면 고정관념부터 떨쳐버려야 한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의 성공 요인

2014년에 출간된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뤘다. 최장기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인 이 책의 인기 비결은 깊이와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데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책의 성공 요인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출판 전문가들은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 내 일인자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의 탁월한 해석과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古賀史健의 맛깔스러운 글이 잘 결합하여 아들러의 심리학을 알기 쉽게 풀어쓴 점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두 번째 비결은 실용적 관점의 인문학 서적이 강세를 보이는 추세와 관련이 있다. 경제 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당신 인생을 개척하라고 이렇게 저렇게 지시하는 자기계발서와 달리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위로하게 해주는 책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세 번째 비결은 인문과 자기계발과 소설이 결합한 새로운 형식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문어체보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차용한 구어체로 구성하여 독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호소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thefirstbook05-01.png 『미움받을 용기』를 공저한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


좋은 책은 콘셉트가 좋다. 콘셉트란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것이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아이디어라면 그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다듬고 숙성시킨 결과물이 콘셉트다. 쉽게 말해 아이디어는 창의적 산물이며 콘셉트는 노력의 결과다.


첫 책을 구상할 때 평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잘 정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요즘처럼 하루에도 수십 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생각은 위험하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미 누군가가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개념들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서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콘셉트는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오며, 참신한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분석하고 창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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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구축을 위한 분석 작업

책을 쓸 때는 쓰려는 분야의 유사 도서와 현재의 출판 동향, 타깃으로 삼은 독자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와 함께 자신의 경쟁력을 다방면으로 분석해보는 작업도 선행되어야 한다.


경쟁 도서 분석

좋은 콘셉트를 만들려면 쓰려는 분야의 책 중에 벤치마킹할 만한 책을 찾아내 분석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쓸 책의 차별성을 어떻게 부각할 것인지를 연구한다.


트렌드 분석

책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밍이 좋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콘셉트를 잡을 때는 쓰려는 분야의 출판 동향을 조사하고 시장 트렌드를 들여다봐야 한다.


타깃 독자 분석

독자는 고객이다. 고객을 명확히 정의한 후 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구체적인 독자 한 명을 선정하고 독자 프로필을 작성하면 유용하다. 초보 작가일수록 독자에게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경쟁력 분석

자신이 책을 쓸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아무리 주제가 좋고 콘셉트가 훌륭하다 해도 자신감이 없으면 책을 쓸 수 없다. 쓸거리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책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을 쓰면서 많이 배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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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 구축을 위한 창의적 접근법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차별화 요소를 찾았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차별화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 접근법이 있다.


많이 써보기

말 그대로 양으로 승부하는 전략이다. 쓰려고 하는 주제와 관련된 단어나 문장을 생각나는 대로 마구 적어본다. 일종의 셀프 브레인스토밍 과정이다. 많이 쓰다 보면 참신한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생각의 스펙트럼 넓히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본다. 즉 역지사지로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가령 극도의 보수주의자에서 공산주의자까지 되어보는 것이다. 자신이 쓰려고 하는 대상(인물, 사물 등)이 되어보는 것도 좋다. 본인의 정체성은 일단 제쳐 두고 대상에 공감하고 감정이입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솟아날 것이다.


허를 찌르기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과 달리 행동한다. 일반적이고 정형화된 방법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뭔가를 찾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허를 찌르는 부분을 찾아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창의력을 키우는 데 유용하다.


서로 다른 개념을 연결하기

전혀 다른 것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든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오늘날은 퓨전 시대다. 이것과 저것의 경계에 서서 유심히 관찰하고 변종을 만들어내는 힘이 바로 경쟁력이다. 낯선 것일수록 서로 결합하면 색다른 시너지가 발휘된다.


책에도 팔자가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데 출간된 지 몇 달 만에 사장되는 비운의 책이 있는가 하면, 수개월 만에 집필했는데도 출간되자마자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는 책이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콘셉트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써야 한다는 절실함만으로는 좋은 책을 쓰기 어렵다. 어디로 갈지가 명확해야 한다. 콘셉트는 책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이자 비전이다.


콘셉트를 잘 잡아야 책이 술술 써진다.
콘셉트는 책의 뼈대인 목차를 세우는 지침이 되고
책의 내용을 좌우한다.
먼저 콘셉트를 차별화하라.
그것이 당신 책에 생명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콘셉트 예시 :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 ‘직장인의 첫 책 쓰기’에 초점을 맞춘다.
- 이것이 우리 책의 핵심 주제이자 주요 독자다.

• 책을 쓴 저자들이 현재 직장인임을 어필한다.
- 우리의 경험을 살려 일하면서 책을 쓸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심어주고 첫 책을 쓰는 목적을 차별화한다.
- ‘샐러던트를 넘어 샐러라이터의 시대가 오고 있다.’
- ‘책 쓰기를 통해 전문가로 거듭나라.’
- ‘책 쓰기 = 인생 반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

• 이 책을 쓴 과정을 출간 일기로 기록하고 편집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 책쓰기의 즐거움과 괴로움을 온전히 보여주고
- 출판 현장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들려주자.

• 첫 책을 출간한 저자들을 섭외해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녹여낸다.
- 첫 책을 쓴 저자들의 상황과 노하우를 소개한다.

• 첫 책을 쓰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로 책의 목차를 잡는다.
- 책을 쓰는 데 필요한 여러 기술과 노하우를 각 단계에 맞춰 제시한다.
- 목차 곳곳에 책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글쓴이 : 홍승완 kmc2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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