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by 홍승완 심재
%EC%97%B0%EA%B8%88%EC%88%A0%EC%82%AC.jpg?type=w1600 파울로 코엘료 저, 최정수 역, 연금술사, 문학동네,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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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표지와 뒷표지

표지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이미지 속 지팡이를 둔 사람은 이 소설의 주인공 산티아고다. 산티아고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 성인을 부르는 스페인식 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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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는 1988년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2001년에 번역되었다. 나는 1판 45쇄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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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두 번 읽었는데, 언제 처음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2010년 3월에 두 번째로 읽었는데, 초독 때보다 재독하면서 훨씬 더 좋았다. 당시에 조셉 캠벨과 칼 융에게 빠져 있어서 <연금술사>를 캠벨과 융의 관점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 산타아고의 모험을 캠벨이 정립한 ‘영웅의 여정’과 융이 주창한 ‘자기실현’ 관점에서 살펴보니 이 작품이 훨씬 의미 있고 풍부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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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표지를 넘기면 코엘료의 ‘헌사’가 나온다.

이 책을 두 번째로 읽고 나서 헌사에 나오는 ‘연금술사 ‘J’가 칼 융(Carl Jung)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만물의 정기’를 설명하면서 칼 융의 이름을 슬쩍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융은 40년 넘게 연금술을 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연금술의 본질은 물질이 아닌 정신에 관한 것, 즉 코엘료의 표현을 빌리면 ‘영혼의 연금술’이다. 융은 현대판 연금술사로 ‘영혼의 연금술사’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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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의 목차는 단순하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코엘료는 소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성경’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데 <연금술사>도 목차 다음 페이지에 ‘누가복음’의 한 부분이 나온다. 내가 해석한 바로는, 코엘료의 뜻은 ‘지금부터 시작할 자신의 이야기(<연금술사>)에 귀 기울여 달라’는 것이다.


코엘료는 책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서(Prologue)’에서 오스카 와일드가 재해석한 나르키소스의 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역시 저자의 뜻이 담긴 상징적인 이야기로 읽힌다. 소설 <연금술사>, 즉 산티아고의 모험은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그대, 독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 산티아고의 이야기는 일종의 거울이니 여기에 독자 자신을 비추어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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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는 코엘료의 두 번째 책이고, 첫 책은 <순례자>다. <순례자>는 코엘료의 데뷔작으로 원제는 ‘O Diário de um Mago(마법사의 일기)’이며 <연금술사> 보다 1년 먼저(1987년) 출간되었다.


코엘료는 1986년 여름에 떠난 ‘산타아고 순례길’ 경험을 바탕으로 <순례자>를 썼는데, <연금술사>의 주인공 이름(‘산티아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연금술사>의 모태가 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연금술사>를 읽고 <순례자>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러면 이 두 소설 모두 다르게 다가오고, 또 두 작품이 서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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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를 읽고 매료되어서 한 동안 코엘료의 다른 소설들을 연달아 읽고, 원서도 구입했던 적이 있다. 그 기억을 살려 오랜만에 서재에서 코엘료의 책을 찾아보았다. 다 찾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꽤 많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모든 세대가 읽을 수 있는 탁월한 이야기다. 연금술사의 주제와 메세지는 특별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서, 읽는 사람마다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게 와 닿는다.

연금술사의 주제를 한 단어로 함축하면 ‘자기실현’이다. 산티아고의 여정은 아마도 젊은이들에게는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실현하라는 이야기로 펼쳐지고, 중년들에게는 외부 세계로 치중된 눈길을 내면으로 돌려 본래의 자기를 찾아 떠나라는 메시지로 다가오리라.


%EC%97%B0%EA%B8%88%EC%88%A0%EC%82%AC.jpg?type=w1600 파울로 코엘료 저, 최정수 역, 연금술사, 문학동네, 2001년


* 제목: 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간절한 꿈과 준비된 사람이 만날 때 꿈과 사람 모두 빛난다. 이 점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파울로 코엘료가 쓴 소설 <연금술사>이다. 이 소설에서 ‘살렘의 왕’으로 불리는 현자(賢者)는 주인공 산티아고에게 '자아의 신화'를 이룰 것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이 문장은 <연금술사>를 읽은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잠언 가운데 하나이다. 사람들이 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낙관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꿈은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이루어질까? 이 문장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앞의 소설 내용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자는 우리 모두는 각자 실현해야 할 ‘자아의 신화(the personal legend)’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 신화를 실현하는 게 불가능함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힘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그것은 나쁘게 느껴지는 기운이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시켜주지.”


이 말은 자아의 신화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의 손길, 코엘료의 표현을 빌리면 ‘만물의 정기’가 부드럽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연금술사>에서 산티아고가 자신의 신화를 실현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과 험난한 고비를 넘길 필요가 없었을 테고, ‘자신의 보물’을 발견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산티아고가 자신의 보물을 발견한 장소가 여행을 시작한 ‘낡은 교회’임에 주목해야 한다. ‘만물의 정기’는 그에게 보물이 묻힌 장소를 바로 알려줄 수도 있었다. 그러면 산티아고는 손쉽게 보물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물의 정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연금술사>를 보면 오히려 시련과 위기가 거듭되는 지난한 과정이 산티아고의 꿈을 실현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임이 드러난다. 산티아고의 보물 찾기 여행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신비로운 연금술사는 산티아고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언제나 그 사람이 그 동안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고 싶어 하지. 만물의 정기가 그런 시험을 하는 것은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네. 그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말고도,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면서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하고 마는 것도 바로 그 순간이지.”


이 점을 이해하지 않고 ‘꿈은 이뤄진다’고 믿으면 위기의 순간 뒤통수 맞고 신 혹은 세상이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 꿈을 향한 여정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연금술사>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간절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간절한 꿈은 이뤄진다. 단, 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꿈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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