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도약을 원한다면

<월든>

by 홍승완 심재
%EC%9B%94%EB%93%A0.jpg?type=w1600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강승영 역, 월든, 은행나무,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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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월든>은 생태문학의 고전이자 19세기에 쓰여진 경전이라는 상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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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의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한 채 짓고 2년 2개월 동안 머물며 밭을 일구고, 자급자족하며 독립적인 삶을 즐겼다. 일한 만큼만 먹고 먹을 만큼만 생산하는 삶, 그것이 그가 선택한 길이었다.


소로는 최소한의 의식주(衣食住)를 해결한 후 남은 시간은 숲을 산책하고 동식물을 관찰하고 독서와 명상을 하며 보냈다. 사람들은 그를 빈둥거리며 인생을 낭비하는 실패자로 손가락질했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이 바로 <월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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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나의 ‘관심 인물’ 목록에서 위쪽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그가 쓴 책이나 그에 관한 책이 나오면 대부분 구입한다. 그의 대표작 <월든>의 경우, 여러 번역본을 가지고 있으며, 원서도 2권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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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역본 중에서도 강승영이 번역한 걸 처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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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영은 2011년 8월에 개정 3판을 냈다. 내가 가진 개정 3판은 2013년 1월에 발행한 8쇄본이다. 역자에 따르면 개정 3판을 내기 위해 “2004년부터 6년여 동안 소로를 연구하는 미국 학자들과 수십 통의 e메일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단어와 문장 400곳 이상을 수정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번역의 완성도는 단연 개정 3판이 최고일텐데 이상하게도 나는 초판에 더 손이 간다. 책은 이상한 물건이어서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랜 벗처럼 관계가 내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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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인물인 만큼 소로의 이름으로 나온 책뿐만 아니라 그에 관한 책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


<월든>은 고전이라 할만한 책이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입소문을 듣고 이 책을 펼쳤다가 얼마 못 읽고 덮었다는 사람을 많이 만났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소로가 언어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진실을 글로 표현하려고 했으며, 은유적이고 섬세한 소로 특유의 문체가 번역을 거치며 더 읽기 까다로워진 면도 있는 듯하다.


아울러 소로의 ‘월든 생활’이 매력적이면서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이 생소하고, 또 끊임없이 자연을 예찬하는 책의 내용이 자연과 멀어진 우리에게 와 닿지 않는 점도 <월든>의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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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을 읽고 싶지만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이들에게 <월든>이라는 책이 아닌 헨리 소로라는 인물을 먼저 만나보기를 권하고 싶다. 소로라는 인물은 <월든>보다 더 매력적이고 책보다 훨씬 더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므로 소로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월든>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로에 대해 알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2권 있다. 위 사진 속의 책으로, 서지 정보는 다음과 같다.


- 헨리 데이빗 소로 저, 류시화 역,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오래된미래, 2005년

- 헨리 D. 소로우 저, 윤규상 역, 소로우의 일기, 도솔, 2003년


나는 이 두 권 덕분에 소로를 깊이 만날 수 있었다.

참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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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는 내면의 삶과 외면의 삶을 일치시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다. 내가 소로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는 자기 안의 열정을 쫓았고, 원하는 삶을 상상하거나 간접적으로 배우기보다는 실제로 그 삶을 실험했다.

소로와 <월든>은 삶의 목적과 존재 이유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영감을 준다.


%EC%9B%94%EB%93%A0.jpg?type=w1600 헨리 데이빗 소로우 저, 강승영 역, 월든, 은행나무, 2011년


* 제목 : 삶의 도약을 원한다면


1845년 봄, 28세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도끼 하나를 들고 월든 호숫가의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3개월 동안 소박한 통나무집 한 채를 지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4일, 그 집에서 첫 날 밤을 보냈다. 이날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었다. 독립 기념일에 이사한 것은 우연이었지만 월든 호숫가로의 이주는 의도된 것이었다. 소로우는 <월든>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소로우의 통나무집 주변은 숲이 무성했고 호수와 가까웠다.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사방 1.5km 내에 아무도 살지 않았다. 이곳에서 소로우는 홀로 오랫동안 꿈꿔온 삶을 살며 2년 2개월 2일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밭을 일구고 자연을 관찰하고, 명상하고 사색했다. 그리고 글을 썼다. 한 번은 미국의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저항하기 위해 세금 납부를 거부하여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월든에서의 생활은 그의 삶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이 기간 동안의 체험과 이때 쓴 일기를 통해 19세기에 출간된 가장 훌륭한 책 가운데 하나인 <월든>이 탄생했다. 그의 첫 책이자 22세 때의 여행 경험을 담은 <콩코드강과 메리맥 강에서의 일주일>을 집필한 것도 이때다. 또한 몇 년 후 소로우는 인두세 납부 거부로 감옥에 수감된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을 했는데 이 강연은 훗날 <시민 불복종>의 출간으로 이어졌다.


월든에서 보낸 시간 동안 소로우는 내적 도약을 이뤄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생활 방식으로 실험하고 검증했으며,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아 강점으로 계발했다. 그는 삶의 실험가이자 자연의 학생으로 월든에 갔지만 돌아올 때는 삶의 스승이자 자연주의 사상가가 되어 있었다.


소로우는 월든 숲에서의 거주 기간을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한 실험’이자 ‘삶의 파종기’로 표현했다. 소로우 전문가 헨리 솔트 역시 “이때의 경험이 그의 나머지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삶의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소로우가 월든에서 보낸 시간과 같은 ‘실험기’가 필요하다. 삶의 도약은 존재의 도약을 통해 가능하고, 존재의 도약을 가능케 하는 방법은 자신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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