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혁명할 수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by 홍승완 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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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인생 갈피’다. 그 책을 손에 드는 순간 그 책을 읽던 장면으로 돌아간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내게 그런 책 가운데 한 권이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의 초판 표지만 봐도 이 책을 처음 읽은 1999년 3월, 스물두 살의 내가 떠오른다. 내 삶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 중 하나였다. 이때 구본형을 만난 건 더 없는 축복이었다. 책으로 처음 인연을 맺은 구본형은 내 평생의 스승이 되었다. 앞으로 스승의 책 중 여러 권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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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구본형의 첫 책이다. 초판 책 날개에 저자 사진이 들어 있다. 어느덧 스승이 첫 책을 낸 나이보다 내 나이가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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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은 책을 낼 때, 특히 초창기 저서들에 책 맨 앞쪽에 짧은 헌사와 감사의 말을 기록하곤 했다. 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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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지금까지 총 네 가지 모습으로 출간됐다. 나는 이 네 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초판은 생각의나무 출판사에서 1998년 4월에 출간되었고, 10년 후인 2007년 12월에 을유문화사에서 개정판이 나왔다. 그 사이에 생각의나무에서 2001년 12월에 개정판을 냈는데, 정확하게 보면 개정판은 아니다. 표지와 편집, 가격 등이 달라지고 양장본으로 겉모습도 바꾸었지만 내용은 초판과 페이지까지 동일하므로 개정판이 아닌 재출간으로 봐야 한다.


2013년 구본형이 세상을 떠나고 10년이 지난 2023년 3월 을유문화사에서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과 편집으로 ‘10주기 추모 특별판(개정판)’이 나왔다. 저자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자기다운 방식으로 그리움을 표현해준 출판사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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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1999년 3월에 처음 읽었으며, 초판 17쇄본(1998년 12월)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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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두 번째 저서인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이 책보다 먼저(1999년 2월) 읽었다. 너무 좋아서 저자의 첫 책을 찾아 읽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도 푹 빠져서 초판을 두 번 연달아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밑줄이 별로 없다. 이때만 해도 나는 독서 초보여서 책에 밑줄을 긋거나 책의 모서리를 접지 않았다. 책은 깨끗이 봐야 하는지 알았다. 그럼에도 책의 어떤 부분에는 참지 못하고 밑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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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개정판에는 밑줄이 많다.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개정판은 초판과 여러 부분에서 다르다. 본문 내용은 기본적으로 초판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편집을 다시 하면서 시간이 지나며 낡은 부분을 덜어내고 문장도 전반적으로 손질했다. 사진가 윤광준의 사진이 들어갔으며, 저자가 개정판 서문과 개정판 후기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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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맨 뒤에 휴머니스트 출판사를 세운 김학원 대표의 글이 실려 있다. 자신과 <익숙한 것과의 결별>과의 인연, 그리고 이 책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의 자기혁명 일기’라는 제목으로 기록했다. 이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여러 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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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나온 ‘10주기 추모 특별판(개정판)’도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일단 국내 책으로 드문 자기계발의 고전답게 디자인과 장정으로 겉모습부터 격이 있고, 윤광준 작가의 사진 일부를 교체 및 삽입했다. 그리고 그의 오랜 제자인 정신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문요한의 글을 새로 실었다.


나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동기이기도 한 문요한은 ‘왜 여전히 구본형인가?’라는 제목으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지니고 있는 힘과 긴 생명력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읽는다면 김학원 대표의 글과 함께 문요한 작가의 글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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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기 추모 특별판(개정판)’의 맨 마지막장에 저자 사진이 하나 들어 있다. 나도 처음 보는 사진인데, 사진 속 스승이 젊어 보인다. 40대 후반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다. 사진 한장만 봐도, 이름만 떠올려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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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내용만 좋은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그랬다면 평균 수명이 짧고 절판이 흔한 출판 시장에서 20년 넘게 스테디셀러로 사랑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이 스테디셀러를 넘어 자기계발서의 고전으로 여긴다. 이것이 그저 나의 주관적 감상이 아님은, 김학원 대표와 문요한 작가의 글을 읽으면 자명해진다.

이 책을 처음 읽는다면 2023년에 출간된 ‘10주기 추모 특별판(개정판)’을 고르되, 본문을 읽기 전에 김학원 대표와 문요한 작가의 글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개정판 서문과 초판 서문, 그리고 ‘프롤로그’를 읽어보라.

그 다음에 목차에 따라 순서대로 본문을 읽어도 좋고, 아니면 본인의 관심과 독서 목적에 따라 관련된 부분을 골라 읽어도 좋다.

가령 1인 기업(프리랜서, 스몰 비즈니스 등)을 운영 중이거나 차별적 전문가가 되고픈 이라면 ‘4장 1인 기업가로 다시 시작하라’를 집중적으로 읽고, 경영자 또는 경영혁신 담당자라면 ‘1장 모든 것은 변한다’와 ‘2장 누가 개혁에 저항하는가’, ‘5장 비전은 위대한 미래의 모습이다’에 주목해보라.

한 사람으로서 자기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6장 자신과 만나기 위한 산책길’과 ‘7장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책의 어디를 펼쳐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을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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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나는 나를 혁명할 수 있다


25년 전에 읽은 책의 개정판, 정확하게는 10주기 개정판을 훑어봤다. 책의 제목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고, 저자는 구본형이다. 이 책은 1998년 4월에 초판이 출간됐고, 10년 후인 2007년 12월 개정판이 나왔으며, 그가 세상을 떠나고 10년이 지난 2023년 3월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과 편집으로 10주기 개정판이 나왔다. 구본형은 2007년 개정판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 책을 읽었다. 글 속에서 10년 전의 한 남자를 만났다. 그 사내는 그때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통쾌한 시작이 되어주었다.”


내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처음 읽은 건 1999년 3월이다. 당시 저자는 마흔 중반의 중년이었고, 독자인 나는 20대 초반의 젊은이였다.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내게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꽤 잘 살았던 우리 집은 1990년대 말 이른바 ‘IMF 사태’로 불리는 국가적 외환위기를 거치며 무너졌다. 불안하게 유지되던 가정의 화목은 깨졌고, 힘들게 쌓은 부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부잣집 막내아들’이라는 나의 가면도 벗겨졌다. 가면이 걷힌 후 드러난 나의 모습은 초라했다.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은 대학에 다니고, 무엇을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가 나였다. 과거는 초라했고 현재는 불안했으며 미래는 어두웠다. 절망적이었다. 그럼에도 살아야 했기에 절박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때 만난 책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었다.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구본형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쓰며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나는 이 책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스로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자산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거듭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 삶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나도 당연한 진실이지만 당시의 내게는 통절한 자각이었다. 그전까지는 볼품없는 나 같은 사람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알려주는 올바른 길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단칼에 베어버렸다. 책을 읽으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었고,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발견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돌아보면 25년 전의 나는 스스로를 혁명하고 있었다. 자발적 변화가 아닌 외부에서 촉발된 위기에 의한 것이긴 했지만, 과거와 단절하고 자기 발견에 대해 각성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스물세 살 전까지 책이라곤 만화책밖에 몰랐던 내가 1년에 100권 읽기에 도전하고, 내 손으로 가치관을 정립하고, 꿈과 재능을 발견했다. 꿈과 재능을 천직으로 실현하기 위해 3년간의 ‘개인 대학’을 만들었고, 이 3년간의 노력으로 내가 원하는 첫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의 출발에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을 읽은 어느 하루가 혁명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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