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부매니저 착할선님께 메신저로 안부를 물었다.
‘뭐하세요?’
‘또 옷갠다. 일루와서 갠 옷 좀 넣어줄래?’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에요.’
1,000일동안 매일 정리하고, 100일 동안 정리하는 정리페스티벌도 8번이나 참여한 정리고수이며, 일리카페에서 성실함의 아이콘인 그녀에게도 옷 개는 일은 하기 싫은 일이다.
“인생 3대 반복”이라 할 수 있는 옷 개기, 설거지, 쓰레기통 비우기는 끝내자마자 다시 해야 하는 일 같아서 늘 귀찮고 힘에 부친다. 그러나 정리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말과도 같다. 최승자 시인의 시구처럼 "채워져야 할 밥통을 가진 밥통적 존재"이듯, 우리는 어지르고, 다시 치워야하는 “정리적 존재”인 것이다.
어느 정인이 "청소와 정리를 쉽게 하는 법 있나요?"라는 질문을 올린 적이 있다. 정리 초심자의 질문이다. 오랫 동안 비우고 정리하다보면 정리를 간단하게 하는 법이나 안 더러워지는 법이 없음을 알게 된다. 그냥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실제로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정리의 고수란, ‘왕도’를 찾을 필요 없는 환경과 마인드, 실행력을 갖추는것이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세탁 된 옷가지들을 보며 자주 '삶이 돌고도는 무한 반복이구나'싶다. 빨래 외에도 우리 삶 속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일들이 너무 많다. 내려와야 할 산을 힘들게 올라가고, 책 한권을 힘들여 읽더라도 몇 년 지나면 읽었던 책인지도 기억나지 않지 않은가. 해도 해도 다시 원점이 되는 일에서 우린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정리에만 국한되지 않는 생의 스무고개는 생각만 하는 것보다 ‘그냥’ 했을 때 풀리는 때가 더 많다.
The more you don't want to do now, the more you must do. Just do it !지금 하기 싫을수록 더 해야 한다. 그냥 해!
- 데이비드 고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