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

모든 창작과 예술 활동은 다 취미

by 사이먼 케이

난 영화감독이다

난 배우다

난 소설가다

난 음악가다

난 화가다

난 조각가다.


다 상관없다. 오늘도 리는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창작 활동이 아니다. 운송업체에서 박스를 들거나 아이 돌봄이 앱을 통해 남의 아이를 돌보거나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을 벌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한다.

난 평생 내 인생을 다 바쳐 창작활동을 해왔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말이다. 다른 예술가는 부모의 도움으로 창작물을 만들어내지만 그 역시 나름의 고충이 있는 듯했다. 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이 창작활동이라면 그 과정과 나의 영혼을 불어넣는 세계가 예술활동이다.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창작물이 나온다면 예술적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이 또한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제대로 된 창작물이란 대중들의 인기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예술적안 창작물은 돈을 많이 벌 수도 적게 벌 수도 있다. 적어도 돈을 벌어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예술작품이나 창작물은 그냥 쓰레기일 뿐이다.


"야, 이거 이렇게 하는 거야?"


창작과는 거리가 먼, 그저 평범하게 살던 친구가 어느 날 연락이 왔다. 평범하게 여자를 만나 결혼해서 애들을 낳고 평범한 회사에서 돈을 벌다가 인생이 지루하다며 취미생활로 예술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필사적으로 예술활동에 목숨 거는 나를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결혼도 안 하고 오직 내 평생을 창작활동에 전념했지만 운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돈과 인기가 따라주지를 않았다. 창작과 예술활동을 이어가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대중들이 좋아할 인기가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못 가지면 예술가등들은 자아도취에 빠진다. 세상이 나를 못 알아준다면서 더더욱 이를 악물고 예술활동을 한다. 그리고, 결국 자멸하게 된다. 어떻게 해서든지 예술가들은 인기가 생겨야, 돈을 벌어야 창작활동을 연명할 수 있다.


그 친구의 창작물은 ai기술로 만든 창작물이었다. 과도한 ai 기술로 인해 이제는 아무나 다 창작활동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부심이 있었다. 내 창작물에는 ai기술로 만들어진 창작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내 창작물에는 영혼이 담겨있다고. 돈은 못 벌어도 조금은 번다. 대중인기가 적지만 아예 없는 게 아니다. 난 근근이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보게 된 뉴스에 나는 허탈감과 허무감, 회의감과 자괴감, 신조어로 '현타'가 와버렸다. 그 평범한 친구가 ai로 만든 창작물이 대박을 터트리며 그는 순식간에 ai기술을 활용한 창작가로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30년 동안 깊은 고뇌와 좌절 속에서 창작자로서, 예술가로서 고생을 하며 사는데 그 친구가 내 영광을 가로챈 느낌이었다. 30년 전에 함께 예술의 길을 걸었던 수많은 창작동료들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부모 돈으로 창작활동을 하던 친구도 결국 부모 회사에 들어갔다.


"예술은 취미일 뿐이지. 우리가 신도 어니고 무슨 대단한 창작물을 만든다고."


그렇데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씁쓸하게 들렸다. 그런데 지금, 부모 돈으로 창작활동을 하던 친구 말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창작가로서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는 것이었다. 그의 인터뷰는 간단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대박이 터지네요.'




이제는 예술이든 창작활동이든 취미로 해야 하는 세상 돼버렸다. ai기술이 그런 세상을 가지고 왔다.


컴퓨터를 튼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컴퓨터 화면에 ai광고가 뜬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ai를 활용해 창작물을 하나 만들어 보았다. 내가 30년이 걸려 만든 창작물이 단 몇 초 만에 만들어졌다.


여전히 그 창작물에는 영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돈이 느껴진다. 나는 마치 뭔가에 끌리 듯 ai기술을 이용해 수많은 창작물을 만들어 게시물에 올렸다. 예술가로서 지금까지 만든 창작물에 비하면 ai기술로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원하는 데로 영혼 없는 창작물을 다 만든 나는 인생을 마감하기로 했다. 영혼 없는 창작물은 더 이상 나에게 삶의 원동력과 지탱력을 가져오지 않는다. 밧줄에 목을 매달며 책상 위로 올라간다. 갑자기 컴퓨터에서 쉴 새 없이 많은 알람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 역시 영혼 없이 느껴졌지만 설마 하는 생각에 확인해 본다.


대박이 터졌다. 30년의 인생이 보상받는 기분이 잠깐 들었다. 다 ai기술 덕분이었다. 내 은행 잔고를 확인했다. 허무한 금액의 액수가 보인다. 슬슬 차기 시작하는 내 은행 잔고를 보며 나는 슬그머니 목에 걸린 밧줄을 풀었다.

어차피 인생에는 예술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창작물은 인간이 만든 허영일뿐이다. 영혼은 보이지 않고 인간아 그저 만들어낸 단어일 뿐이다.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뭐든지 결과만 좋으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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