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사랑하는 법
아침에 눈을 뜨고,
침대에 등을 붙인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그 느슨한 15분.
쉬는 날이면 자책감과 게으름의 경계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런 아침은, 부지런한 사람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루틴'과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나는 하루를 잘못 시작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나의 그런 하루를 미워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 번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말이 떠오른다.
미뤄진 일들, 대충 처리한 것들, 놓쳐버린 타이밍들.
그래서 퇴근 후 돌아오는 길에는 스스로가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더라도, 내가 기대한 '나'의 모습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하루니까.
그렇지만, 나는 그 부족한 하루를,
내가 욕심하는 것들로만 채워지지 않은 시간을 미워하지 않는다.
나의 하루는 성취와 무력감, 집중과 산만함, 웃음과 침묵이 뒤섞인 불완전한 날들의 연속이다. 가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내고, 가끔은 사소한 일에 과하게 반응하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 하루는 온전히 내가 '살아낸 시간'이다.
불완전한 하루에도 내가 머물렀고, 감정을 느꼈고, 버텼고 또 잘 견뎌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주 하루를 점수로 평가한다.
얼마나 생산적이었는지, 얼마나 남들처럼 살았는지, 얼마나 계획대로 움직이고 성취해 냈는지 말이다.
하지만, 삶은 성적표가 아니다.
하루는 결과가 아니라 경험이고, 나의 하루는 성공과 실패를 나누기에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더 이상 나의 하루를 기준과 평가로 잘라내고 싶지 않다.
때때로 느려도, 멈췄어도, 또는 비틀거렸어도, 그것은 나의 하루이다. 그건 나를 조금 더 나답게 만들기 위해 존재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나는 나의 하루를 미워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내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