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나는 지금 어떤 감정에 휘말려 있는가?
우리는 자주 말한다. "그냥 기분이 조금 그래",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울하다." 그러나, 그 '조금 그런 기분'의 정체를 스스로에게 자세히 묻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느끼는지조차 모른 채, 자신의 감정에 끌려 다니며 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나, 그것은 '망망대해 한가운데에서 나침반 없이 떠도는 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화가 났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 감정은 억울함일 수도 있다. 또한, '불안하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외로움일 수도 있고, '짜증 난다'라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깊숙한 곳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자주 그러한 '감정 오독'을 하게 된다.
그런 상황들은, 우리가 감정을 명확하게 배우고 밖으로 꺼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화는 참아야 한다', '울면 안 된다', '기분은 표현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어왔다. 그래서 수많은 감정은 점차 말이 아닌 몸으로 새겨졌다. 어깨가 굳고, 속이 쓰리고, 잠이 오지 않아 자주 뒤척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 비로소 깨닫는다. "내 안에 지금, 무언가가 있구나"
감정의 이름을 모르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대화할 언어를 갖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은 아픈데,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몰라서 병원 문턱만 맴도는 것처럼, 우리는 감정의 출입구 앞에서 서성거리기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자신을 '알아봐 달라'는 신호로 자주 우리를 찾아온다. 그렇기에, 우리가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우리는 그 감정과 건강하게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 슬픔을 '내가 지금 슬프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 슬픔에 아득히 삼켜지지 않고 바라볼 수 있고, 두려움 앞에서 '나는 지금 두려운 거구나' 하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감정과 적절하게 협상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따뜻한 시도는,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어떤 감정에 휘말려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정의 이름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하는 그 질문들은, 우리가 나 자신을 가장 깊게 들여다보고 또 돌볼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이며, '감정 문해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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