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 효과'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요즘 세대는 똑똑하고, 스마트하다.", "요즘 아이들은 머리가 빠르다."라는 말을 자주 들리는 요즘.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실제로도 우리는 과거보다 똑똑해진 걸까? 왜? "
놀랍게도, 심리학에서는 그 질문에 “네!”라고 대답해 온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플린 효과(Flynn Effect)’라는 개념이 있다.
하지만 이 효과는 최근 멈췄다. 혹은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우리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리는 앞으로 정말 더 똑똑한 존재들로 진화해 갈 수 있는 걸까?
플린 효과(Flynn Effect)라는 개념은, 뉴질랜드의 정치학자 제임스 플린(James R. Flynn)이 분석하면서 널리 알려졌는데,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의 평균 IQ 점수가 해마다 꾸준히 상승해 온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1950년에 IQ 100점이 평균이었던 세대와 1980년대 청년 세대를 비교했을 때, 후자는 평균 10점 이상 높은 IQ를 기록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진짜로' 점점 더 똑똑해졌다는 걸 의미할까?
안타깝게도 그것이 '명확한 사실'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렵다.
플린 효과는 '지능 그 자체가 높아졌다'라고 하기보다는, 'IQ 테스트를 잘 풀게 된 것에 가깝다'라고 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오래 다니게 되었고, 시험에 익숙해짐
일상에서 ‘생각 실험’ 같은 상황이 늘어남 (예: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할까?”식 문제)
유튜브, 게임, SNS 등 정보와 자극이 넘쳐나는 환경
더 나은 영양, 건강, 위생 = 두뇌 발달 환경 개선
즉, 우리의 뇌가 더 좋아졌다는 증거라기보다는, 뇌가 ‘훈련된’ 환경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유럽과 북유럽 일부 국가들에서는 IQ 점수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역플린 효과(Reverse Flynn Effect)’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점차 깊이 생각하기보다는, 빠른 판단과 정보 소비에 주목하고 집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고 얻어낼 수 있다는 디지털 시대의 장점은, 오히려 긴 문장이나 복잡한 개념을 읽고,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습관을 약화시키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회와 경제가 전체적으로 복잡해지고 점차 경쟁적인 형태로 변화하면서 스트레스, 불안, 수면 부족 등으로 사람들의 인지력이 저하되고 있다.
일부 지역이나 경제적 계층의 교육 기회가 감소되거나 교육의 질이 낮은 부분은, 성장 환경의 격차를 더욱 키우는 요소 중 하나로, 이는 장기적으로 지능을 높이는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도 한다.
플린 효과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뇌는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학습되고, 또 무수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즉,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면, 누구나 타고난 것보다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 내가 마지막으로 깊이 읽었던 책이나 글은 무엇이었을까?
● 단순한 정보의 소비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 나의 일상은 나의 뇌를 똑똑하게 만들고 있을까, 아니면 지치게 만들고 있을까?
우리는 똑똑해질 수 있다.
하지만 ‘똑똑함’은 그냥 찾아오는 게 아니다. 우리 뇌가 좋아할 만한 삶의 방식이 필요하고, 그 환경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플린 효과는 그 사실을 조용히 알려주는 심리학의 신호인 셈이다. 꺼져 가는 그 신호는, 이제 다시 켜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