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가족 여행 #2. 강화도
오랜만에 여행 기록을 남긴다. 지난 일요일에 하루 여행 코스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강화도로 정했다. 서울에서 1시간 정도 거리라는 점과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시간이 꽤 지났지만, 기억을 더듬어 본다.
AM 09:50
집에서 출발한 시간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조양방직이었다. 지도를 찍어보니 북서쪽으로 내내 직진이더라. 운전 초보인 우리들에게 안성맞춤인 코스다. 쭉 달렸다. 도로에 차도 별로 없더라. 1시간 만에 도착했다.
AM 11:00
엄청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카페로 들어갔다. 조양방직은 기존의 방직 공장을 활용해서 카페로 만든 곳인데, 기존에 사용하던 물품들이 그대로 놓여 있어서 정말 시간 여행하는 느낌을 줬다. 벌써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카페를 들어오려고 줄은 선 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은데, 그것 역시 특이한 경험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평일을 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카페는 아주 넓었다. 중간중간 이색적인 공간이 많았다. 찰리 채플린이 나오는 영화를 계속 틀어두는 것도 재미있었고, 하수도 같은 곳을 연못으로 꾸민 것도 신기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80년대 키즈카페라고 불릴 만한 공간이었다. 추억의 두더지 게임도 있고, 말타기도 있었다. 개인적으론 두더지 게임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재원이도 한번 시켜줬다. 물론 한 마리밖에 잡지 못했지만. :) 아이들과 함께 가서 놀기엔 충분히 좋은 공간이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 이쁘게 나온다.
AM 12:30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이동했다.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다. 알쓸신잡에서 나왔던 젓국갈비 ㅋㅋㅋ 역시 매스컴의 힘이 대단하긴 한 것 같다. 다들 그것만 먹는 것 같은 느낌. 나도 방송에 나왔을 때 다음에 가면 꼭 먹어야지 하면서 각오를 했었다. 갖은 채소에 고기와 새우젓을 많이 넣는데, 자극적이지 않았고 국물 맛이 좋았다. 향토 음식이라 더욱 좋았다.
PM 13:30
점심을 맛있게 먹고, "강화도 하면 고인돌이지!" 하면서 역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여행하면서 이런 박물관을 따로 찾아가는 일은 없었는데, 재원이와 함께 자라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고, 경험시켜 주고 싶더라. 강화도 자연사 박물관은 아주 특별한 점은 없었다. 강화도만의 무엇이라고 하긴 부족했던 느낌.
다만 역사박물관은 강화도의 역사를 충분히 전달하고자 애쓴 느낌이 들었고, 꽤나 신선한 장치도 많았다. 강화도가 워낙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라서, 그런 점을 잘 활용하면 좋은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컨텐츠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PM 15:00
역사 박물관 밖에는 고인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원이는 계속 무덤이 어디 있냐고 묻고 또 묻고, 나는 땅속에 있다고 답하고 또 답했다. 무덤이라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고인돌을 보면서 권력자는 결국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욕구가 있다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의 돌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해야 할까.
PM 15:30
모든 관광을 마치니, 벌써 3시 반이었다. 더 돌아볼 수도 있었지만, 재원이 낮잠을 재워야 할 것 같아서 집으로 향했다. 정말 짧은 여행이었지만 중요한 지점은 쏙쏙 방문했던, 날씨가 좋아서 기억에 남을 그런 여행이었다. 다음에는 강화도 성공회 성당과 초지진 등 가보지 못한 곳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이상 간략한 강화도 여행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