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박사님 신간 출간 기념 북토크 후기
세미나나 북토크에 가서 강의 듣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지식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것도 좋아하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럴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원티드에서 주최한 북토크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간략한 후기를 공유한다. 편집 과정에서 의도와 다른 표현이 있을 수 있다.
13년 전, SK에서 임원들 대상으로 모든 정보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 리더들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실행력이나 목표 달성 능력은 높지만 늘 전략적 사고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 임원들은 유난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는 대부분 패스트 팔로우 전략이었다. 선진국에서 단서를 찾고, "그걸 그대로 가지고 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략이다. 그들의 답을 빠르게 가져와서,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수출하면 된다는 것. 회장들이 답을 알고 있기에, 임원들은 아마도 실행력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닐까?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에선 '정답을 찾는 것'이 중요했고, 그러한 습관이 길들여진 것이 아닐까?
전략적 사고를 어떻게 향상해야 할까? 경청이나 권한위임은 어느 정도의 스킬이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각 리더들의 전략적 사고는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 그 고민을 13년 정도 했고, 나이로 보자면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이번에 한번 정리하게 되었다.
Q. 어떻게 공부하고 연구개발하세요?
한 명의가 있는데, 첫 수술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 수술을 할 때마다 회고하고 그림을 그리더라. 나도 한 분야의 프로를 지향하는데, 전문성 역량 향상과 관련되는 것들을 모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적다 보면, 스트레스 많은 날에 특히 메모가 많이 적혀있다는 것을 배웠다. 매일 적다 보면,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면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그렇게 적다 보니 '성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에버노트에 적다가, 지금은 페이스북을 통해서 활용하고 있다. 공부 방법으로, 생생한 사례와 직접적인 경험을 책에 나오는 내용과 묶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그대로 남기기보다,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정리하고 "이걸 뭐라고 할 수 있지?"라는 질문을 한다.
Q. 책 쓰기 비법은?
일단 분량이 차야, 동기가 일어나는 편이다. 그래서 초고는 어떻게 해서든 많이 쓰고, 뒤에 가서 가지치기하고 재배치한다. 다음에는 조직문화라기 보단, '조직력'에 대해서 한번 써보고자 한다.
Q. 임원들의 역량에게 하나만 남긴다면?
'태도'가 아닐까? '최악의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을 수 있는 태도. 조직의 리더는 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에 외롭고 불안하다. 스스로 불안하기에 주위의 사람들과 그 짐을 나누고 싶은데, 저 사람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게 된다고 한다. 더불어 "이거 할까요, 말까요?"라고 묻는 CEO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이 없이. 스스로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로서 역량이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하면, 그다음부턴 일과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Q. 상당히 직관적인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디어 노트를 적고, 일주일 뒤에 다시 펴보면 생각이 정리될 때가 있다. 생각이 발전되든, 쓸데없는 생각을 사라지게 만들든. 또한 직원들에게 '나의 성향'을 공유하고, 우선순위를 함께 논의하자고 하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Q.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니컬하게 반응하면 똑똑해 보인다. 하지만, 혼자 똑똑한 것 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보이는 반응들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가 제대로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만들지 같이 고민하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본인들의 방식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탁월한 리더들의 특징은 Clear Thinker다. 사고가 명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개념은 사람마다 정의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조직문화, 성과, 리더십' 모두 다 그렇다. 팀마다 미션과 만들어야 할 결과물이 다 다른데, 성과를 내는 방법도 다르다. 그럼에도 그냥 단순히 KPI만 달성되면 되는 것인가? 팀장은 "팀의 성과와 과정, 그 과정에서 팀장인 나는 무엇을 신경 써야 하는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메타인지가 만들어내는 함정이 있고, 친숙한 단어일수록 되려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함정이 있다. 예를 들어, OKR도 처음에는 치열하게 공부했지만, 지금은 친숙해져서 다들 스스로 '다 안다'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가장 오해가 많은 단어가 '성과'다. 사고가 단단하려면,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생각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선 '3가지 정의'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 보편적 정의 "그게 무엇인가"
- 리더십이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이끄는 힘입니다.
2. 맥락적 정의 "내가 처한 상황에 맞춰본다면?"
- 나에게 리더십이란 전쟁터에서 전우들을 모두 생환시키는 것입니다.
3. 실천적 정의 "그래서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저는 이렇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이런 노력을 기울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분법은 최대한 지양하자!
- 예를 들어, 정직 vs 성과. 1/3 정도의 CEO가 정직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조직의 핵심가치는 정직인 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 이분법으로 접근하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포용하자!
- 보편성은 여러 개의 특수성을 모아서 결론 내리는 것이다.
대상 관점거리를 자각하자.
- KPI와 OKR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멀리서 보면 같고, 가까이서 보면 다르다. 어느 관점에서 보는지 자각하면,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형적 인과는 최대한 지양하자!
- 조직문화는 성과와 관련이 있나요?라고 질문한다. 축구팀의 팀워크는 어디가 좋을까? 동네 아저씨 축구단이 좋다. 하지만 팀워크가 안 좋은 프로팀과 싸워도 필패한다. 역량이 안 되니까. 그들은 또 전략을 가진 팀에 필패한다. 즉, 성과를 만드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동일시 오류를 자각하자!
-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야. 하지만, 70억 인구로 보면 변화하는 사람부터 그러지 않은 사람까지 다양하다.
누가 맞아? VS 무엇이 맞아?
- 좋은 회의 문화는 '무엇이 좋은 아이디어인지' 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