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액션 영화 2편을 비교해 본다.
1.
추석 연휴를 맞아 두 편의 액션 영화를 보게 되었다. 먼저, 영화관에서 본 <베테랑 2>에 대한 리뷰다. 첫 번째 시리즈를 워낙 재미있게 봤기에 큰 고민 없이 선택했고, 류승완 감독의 팬으로서 기대감도 컸다. 결론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첫 번째 시리즈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고, 맹렬하게 달려가는 에너지로 가득 찼는데, 이번에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세상의 양면성과 모순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그 도전에는 박수를 보낸다. 특히 빗속에서 펼쳐진 액션 씬은 류승완 감독 특유의 역동성을 보여주는데, 정말 압권이었다.
2.
하지만, 이번 작품이 그의 베스트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1편에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어이가 없네" 같은 명대사가 2편에선 부재했고, 캐릭터들의 '티키타카'도 아쉬웠다. 개별 연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캐릭터들이 도드라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흡입력이 떨어졌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크나이트>를 연상시키는 딜레마가 등장했는데, 그 고민의 깊이나 해결 과정이 조커의 그것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제를 복잡하게 만들면 그만큼 촘촘한 스토리와 연출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그 점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물론 성공했더라면 시대를 초월한 역작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것저것 다 담으려다가 애매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범죄도시> 시리즈는 영화적 포지셔닝이 명확한 편이다. 단순하고 명확한 방향성을 추구하면서 오히려 더 통쾌한 재미를 주는 반면, 이번 <베테랑 2>는 복잡한 주제를 담으려다 힘이 빠진 느낌이다.
3.
연휴 기간에 넷플릭스에서 본 <무도실무관>은 별 기대 없이 골랐지만, 최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에 실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의외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베테랑 2>와 유사하면서도 비교되는 장면이 중간에 등장하는데, <무도실무관>은 전체적으로 더 단순한 이야기를 다룬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넷플릭스 특유의 자극적 연출이 존재한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피해자를 드러내는 장면들은 굳이 필요했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소품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액션 장면들은 독특한 매력을 주었고, 그 점에서 <베테랑 2>보다 나은 부분도 있었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분명해서, 시리즈로 이어질 가능성도 엿보였다.
4.
정리해보자. <베테랑 2>는 세상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던지고 주제의식이 더 강하지만, 그것이 스토리의 매끄러움을 희생한 느낌이다. 반면, <무도실무관>은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다소 자극적이지만, 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였다. 액션으로서 두 영화를 비교하자면, 액션의 묵직함과 스타일은 <베테랑 2>가 더 뛰어나지만, 성장형 이야기로 가볍게 즐기기엔 <무도실무관>이 더 나을 수 있다. 결국, 두 영화는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가볍게 즐기기에는 <베테랑 2>와 <무도실무관> 모두 괜찮다. 하지만, 둘 다 한국 액션 영화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베테랑 1편>이나 <범죄도시 1편>을 넘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형만한 아우는 없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