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북클럽 <탁월함의 조건>
이번 주 목요일, 트레바리 북클럽 <탁월함의 조건> 첫 번째 시간을 가졌다. 신청 인원이 총 20명인데, 예상보다 많이 신청해 주셔서 걱정도 되었다. 10명 남짓한 소수 인원과 20명 그룹은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도 하고, 파트너님과 함께 사전 준비를 했다. 실제 진행 결과,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분위기가 좋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도 회고해 봤다. 이번 글이 북클럽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은 힌트가 되길 바란다.
성과관리에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기대 관리(Expectation Management)'다. 기대와 경험이 충돌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불만족을 느끼기 마련이다. 첫 번째 시간에는 자기소개 및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듣고, 클럽장으로서 생각하는 바를 공유했다. 내가 이번 과정에서 기대하는 결과는 3가지다.
첫 번째, <의미 있는 시간>이다. 북클럽이 끝나는 시점이 12월 11일(목)인데, 참가하신 분들이 '올해 가장 잘한 일' 중에 하나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중간중간 오기 힘든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독후감을 쓰기 힘들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하길 잘했다'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의미 있는 시간을 위해서는 좋은 책과 질문, 그리고 의미 있는 대화 구조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나의 몫이다.
두 번째는 <실행과 변화>다. 성과관리 및 리더십이라는 주제 특성상, 단순히 책만 읽고 대화만 나누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대화뿐만 아니라, 그룹 코칭 형식을 일부 반영하고자 했다. 실제로 마지막 공유 때 '한 달 동안 어떤 실천을 할 것인지, 그 결과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지'를 발표했는데, 참가자 분들에게 어떤 변화가 시작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긍정적 습관>이다. 탁월한 사람들은 자신의 뜻과 말에 상황을 맞추고, 평범한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말을 맞춘다. 사실 4개월 동안 꾸준히 책 읽고, 독후감쓰고, 모임에 참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상황은 늘 갑작스럽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4개월만큼은 북클럽 활동을 우선순위로 두고, 일상을 관리해 나가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는 것이 성과관리의 핵심이기도 하고, 그것이 습관이 되었을 때 리더십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북클럽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협조가 필요한 법이다. 예전에 어느 북클럽에 참여했을 때, 혼자 지나치게 많이 발언하시는 참가자를 본 적이 있다. 다른 분들의 생각도 궁금했는데, 그분이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시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이었고, 그때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아래와 같은 그라운드 룰을 만들었다.
첫 번째, 다양하고 넓게 연결되기
모두 소중한 시간을 내서 온 만큼 서로의 시간을 귀하게 여겨요. 한 번 이야기했다면 다음 차례는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요. 매달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면서 조금씩 더 넓게 이어지고, 모임이 끝날 땐 말이 통하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기길 바라요.
두 번째, 다정하게, 서로를 지켜주기
서로를 조금씩 배려하며 심리적 안전감을 함께 만들어요. 마음속 다정함을 꺼내 용기를 내고, 누군가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포용력을 가져봐요. 또 체력이 부족하면 마음이 예민해질 수 있으니, 충분히 쉬고 최적의 컨디션으로 함께해요.
세 번째, 솔직하게, 용기 있게 나누기
대화에 몰입하다 보면 개인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어요. 우리만의 안전한 공간을 위해 대화 내용은 이 자리 안에서만 나누기로 지켜주세요. 상대가 먼저 꺼내지 않은 민감한 질문은 삼가며, 마음속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내보세요. 가장 용기 있게 나누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요.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운영 방식'을 고민했다. 20명 참가자들이 충분히 대화하기 위해선 '3인 소그룹 토론'을 섞는 것이 가장 낫겠다고 판단했다. 운영 방식은 앞으로의 주제나 참가 인원에 따라서 유연하게 달라질 수 있겠지만, 첫 번째 시간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 트레바리 소개 및 클럽/클럽장/파트너 소개에 이어서 각자 자기소개를 했다. (성함, 하는 일, 기대하는 바)
- 클럽장으로서 기대하는 결과 및 그라운드 룰을 공유했다. 왜 이렇게 운영하고자 하는지, 그 맥락과 이유를 충분히 공유하고자 했다.
- 3명이서 하나의 소그룹을 만들고, 약 15~20분 정도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사람이 많을 때는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3명이서 대화를 나누면 생각보다 쉽게 말문을 연다. 에너지 레벨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 그 이후 각 소그룹에서 인상 깊은 대목을 공유하고, 특정 질문에 대해선 자유로운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른 소그룹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게 되고, 다양한 사례가 공유되었다.
- 이번 참가했던 분들은 크게 'HR 담당자, CEO(1인 기업 포함), 현업 리더'로 구성되었는데, HR 담당자들만 참가하는 스터디보다 더 폭 넓은 관점과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좋았다.
- 쉬는 시간 이후, 책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레버리지'에 대해서 다루었다. 마찬가지로, 소그룹 토론 이후에 그룹별 인상 깊었던 내용을 나누었다. 특히 대표의 작은 행동과 말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한참을 이야기 나눴던 기억이 난다.
- 아무래도 일반적인 클럽과 '클럽장이 있는 클럽'의 차이점은 '클럽장의 존재'라고 볼 수 있는데, 어느 정도의 기대가 있을 것 같아서 중요 키워드별로 랩업 및 미니 강의 세션도 진행했다.
- 느낀 점 및 배운 점을 나누는 것을 넘어, 한 달 동안의 실천도 공유하기로 했다. 약간의 '그룹 코칭' 성격을 부여한 것인데,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다들 용기 있는 목표를 공유해 주셨다.
- 다만, 인원이 많다 보니 한분 한분 공유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었다. 보완할 점이다.
첫 번째 세션을 마치고, 파트너님과 가볍게 회고를 진행했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공유했는데, 전반적으로는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진행되었다고 느꼈다. 참가하신 분들의 표정도 좋고, 다양한 관점과 사례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다. 회고 내용을 몇 가지만 공유하자면..
- 소그룹 토론 덕분에 평균 참여도와 에너지가 높았다
- HR, CEO, 현업 리더 등 참가자 구성이 다양해서 좋았다.
- 시간 관리가 좋았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주제는 아예 패스했다.
- 밥을 안 먹고 온 분들이 많았다. 컨디션 저하가 걱정되었다.
- 전체 공유 시간은 확실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다음 세션 전까지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쉬는 시간이 15분이었는데, 10분 정도로도 충분해 보인다. 의견을 한번 들어보기로.
첫 만남은 언제나 낯설고 조심스럽지만, 함께 웃고 배우고 나눈 시간이 쌓이면 좀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앞으로도 매달 새로운 대화을 통해 더 깊은 배움을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