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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un 11. 2018

월간 성찰 2018년 5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배운 것들

[월간 성찰] 5월호 발간에 앞서

 

지난 5월에는 개인적으로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바로, 이직이다. 이직을 준비했고, 다음 회사가 결정되었다. 내일 6월 11일부터 옮긴 직장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기에, 이제는 말해도 될 것 같아 글을 남긴다. 더불어 5월에 경험하고, 만나고, 배운 것들도 간략히 한번 정리한다.


어쨌든, 이직을 했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의미 있었던 사건들  


1. 이직을 하다.  

2009년 11월부터 일을 했으니, 이제 8년 5개월이 넘었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참 남의 말 듣지 않고 고집부리면서도 나름 즐겁게 여기까지 왔다. 사실, 지금도 경력을 관리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 그저 나에겐 모든 것이 과제이고, 또 배움의 기회였다. 늘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경력을 옮겨왔고, 그 경험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나와 같은 과정을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무지하고 무식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바로 나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모든 일이 말도 안 되게 잘 풀린 것은 아니고 고생도 많이했지만, 취업도 창업도 그 시점에선 그게 최선이었다고 느낀다.


(당시는 분명치 않았지만) 20대 중반부터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싶었다. 교육 영업과 기획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창업 후 다양한 교육을 마음껏 해보는 기회도 누렸다. 그러던 중 2016년에 조직 내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에스티유니타스에 입사했고, 2년 2개월이 지났다. 조직문화와 HR에 대해서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모든 경력은 지인 추천과 제의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첫 직장을 제외하곤, 이력서를 써서 회사에 지원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이직은 나에게 의미 있는 사건이다. 일반적인 채용 공고를 통해서 지원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이 많다. 오랜만에 이력서를 공들여 써보게 되었고, 나의 경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무진 애를 썼다. 단순한 이력서 몇 줄로는 쉽게 설명이 안 되는 인생이라고 판단했기에, 굳이 요구하지 않는 자기소개서도 꼬박꼬박 썼다. 회사도 나를 선택하지만, 나도 회사를 선택하고 싶었다. 내 인생과 그 속에 담긴 '문제의식’을 온전히 이해하는 조직으로 옮기고 싶었다. 지금보다 좀 더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 기존의 HRD 영역을 넘어 HR전반을 관장하며 조직문화 이슈를 제대로 다루고 싶었다.


심사숙고 끝에, 이직이 결정되었다. 앞으로 함께하게 된 곳은 허니스크린으로 잘 알려진 버즈빌 Buzzvil이며, 맡게 될 역할은 HR Manager다. HRD을 넘어 HRM과 OD까지 담당할 듯하다. 최종 결정이 되었을 때, 다양한 감정이 몰려왔다. 기대감과 감사함이 먼저 찾아왔지만, 걱정과 불안감도 동시에 나를 덮쳤다. 앞으로는 HR Manager로서 기존에 해보지 않은 영역도 기꺼이 해야 한다. 걱정이 되지만, 어차피 지금까지 겪은 모든 일에서 100% 준비되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남들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빠르게 공부하고 무언가를 시도해서, 피드백을 받으며 나아갈 뿐이다. 그런 다짐으로 앞으로 열심히 해보고자 한다. 아마 당분간은 적응하느라 다소 바쁠듯하다. 글쓰기도 그럴진대, 널리 양해해 주시길 :)



2. 마카오 가족 여행을 떠나다.

5월 중순에 이직이 결정되었지만, 6월 초에 이미 진행하기로 한 교육이 있었다. 이직할 때 쉬지 못하면, 정말 쉬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남은 연차를 사용하기로 했다. (예전에 아내와 미리 약속했었기도 하기에) 연차를 쓰면서 재원이 어린이집 등원도 시키고, 아내와도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떙처리로 빠르게 준비해서 마카오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기는 여기에 정리했다. 함께여서 좋았다. 조금이라도 몸이 성할 때 많이 보고 느끼자고 다짐하게 된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잴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





소중한 만남들


1. 이직 준비를 통해 만난 분들

앞서 말했듯 이직을 준비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많이 만났다. 리쿠르터 분들도 만나고, 면접관들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면접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경험도 했고, 뇌가 탈탈 털리는 압박 면접도 겪었다. 나 역시 회사에서 면접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면접이라는 게 참 어렵다는 생각도 한다. 마치 맞선을 보는 것처럼, 짧은 시간이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적합하고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하니까. 그 묘한 긴장감과 설렘을 오랜만에 느꼈던 것 같다. 많이 배웠다.  


2. 회사 동료들  

이직이 확정되고, 회사에 알렸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아쉬워들 하셨지만, 그래도 많이 축하해 주셨다. 한분 한분 찾아뵙고 인사를 나누면서, 인연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도 했다. 결국 살아보니 이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부탁하고, 또 부탁을 들어주면서 사는 것이더라. 그리고 생각보다 세상은 너무 좁다. 결국 나쁜 의도나 미숙한 행동은 모두 들통나게 되어있더라. 그저 성실하고 진정성있게 약속을 지키며, 신뢰를 쌓아 나가는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값진 배움들    


1. 개인 자료를 정리하다.  

이번에 시간이 생기면서 가장 먼저 했던 계획이 ‘책 정리’와 ‘외장하드 정리'다. 평소에 정리 정돈하는 것을 즐기는 나이지만, 최근 몇 개월 동안 서재에 손을 못 대고 있었다. 그래서 책들이 엉망으로 굴러다니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들도 많이 보였다. 한번 손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번 휴식 기간에 따로 하루를 내어서 청소했다. 외장하드와 에버노트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있던 파일들과 자료들을 쫙 한번 정리하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그래도 결코 아깝지 않은 이틀이었다. 자료를 주제에 맞춰 수집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 서재와 에버노트를 찾아보면서 해법을 고민할 때, 그렇게 혼돈에서 질서가 탄생할 때 묘한 희열을 느낀다. 그 기반을 닦는 작업이 바로 자료의 ‘정리 정돈’이다. 평소에 좀 더 신경 쓰자는 반성도 더불어 했다.


아무리 정리해도 여전히 산만한 책장 ㅠ


2. 몇몇 생각을 정리하다.

몇 가지 생각을 끄적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이직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걸 정리하고 싶어 졌다. 다소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가급적 6월 중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마카오 여행도 마찬가지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점이나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데 날아가버리기 전에 써야겠다. 쓰고 싶은 건 많고, 시간은 없고, 큰일이다. :)  




변화를 위한 시작: 팔굽혀 펴기


이번 달은 ‘변화를 위한 멈춤’이 아닌 시작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멈출 습관이 떠오르지 않더라.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로 한다. 사실, 자극을 받은 건 피터님의 브런치를 본 이후다. 팔굽혀 펴기를 100개나 했다는 말에 탄성을 내질렀다. 지금 나의 저질 체력과 팔로는 어림없는 소리다. 그래서 나도 시작하기로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루에 하나씩만 더하기로. 단, 꾸준히 하기로. 그렇게 100일만 쭉 이어서 하면 된다. 이렇게 쉬운 미션이 또 있을까 싶다. ^^;;  이제, 시작이다. 모두들 홧팅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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