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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Sep 25. 2018

#2. 긴린코 호수에서 텐진으로

후쿠오카 가족 여행기, 유후인 탐방 

인상적인 장면 #1
오전에는 유후인 긴린코 호수에 갔다. 사실, 대단한 경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산속에 있는 작은 호수일 뿐이다. 그럼에도 눈에 들어온 것은 호수 근처 길을 걸어가는 과정이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맛집. 호수를 둘러싼 멋진 건물들. 반갑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상인들. 호수 근처 카페로 가서 분위기 좋은 노래를 들으며 호수를 구경했다. 그 전체적인 경험이 훌륭했다. 알쓸신잡의 유현준 교수 말마따나 호수 그 자체가 좋았다기 보단 호수를 둘러싼 시퀀스가 좋았다.  

긴린호 호수
유노츠보 거리의 토토로 가게  


토토로는 정말 오랫동안 사랑 받는다.



인상 깊은 장면 #2

인상 깊은 장면이라기 보단, 먹거리에 가깝지만 그래도 적어본다. 저녁을 먹은 곳은 '원 갈비 프리미엄' 나카스 점이다. (참고로 예약은 필수다.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예약이 없으면 먹을 수 없다.) 1인당 약 4만원이 안 되는 가격인데, 소고기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고기 뷔페는 종종 볼 수 있는데, 여긴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최고급에 가까운 소고기가 계속 쏟아지는데, 그 맛과 비주얼에 여러 번 감동했다. 특히 '두껍게 썬 상급 안창살 스테이크'는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스테이크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맛있었다. 고기뿐만 아니라, 후식과 디저트까지 제공되는 곳. 후쿠오카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추천하고 싶다. :) 


메뉴판이 한글로 준비되어 있다.
으아아아. 


인상적인 장면 #3
저녁을 먹고 근처 돈키호테 나카스점을 갔다. 최근에 코엑스에 피에로 쇼핑이라는 카피가 생길 정도로 핫하다는 그곳. 들어갔더니 한국인지 일본인지 모르겠더라. 한국인이 바글바글. 아내는 사야 할 물품 리스트 종이를 들고 어디론가 향했고, 나는 금세 길을 잃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을 잃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능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더 많은 상품을 보게 하는 것이 노림수가 아닐까. 또한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가를 통해 ‘싸게 샀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상품을 인터넷으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겠지만, 적어도 돈키호테에서 사면 손해는 안 본다는 느낌은 받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기에 괜찮은 벤치마킹 사례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뭐, 그야 말로 정신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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