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
바람이 휙 불어 작은 내 몸 두둥실 위로 위로
따뜻한 푸른 밤 어딘가 모를 곳에 앉았다.
땅이 나를 반기고 햇살이 내리니 이곳이 내가 존재로
피어날 곳.
어느 하늘 아래 존재가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온 힘을 다해 몸이 땅을 뚫었다.
물을 머금고 햇살을 받아 튼튼해지니
드디어 쑥 내 몸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바로 옆에 가느다란 꽃망울을 가진 아이가
곧 세상을 볼 수 있음을 기대하며 서 있다.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우리는 함께 그날을 기다렸다.
함께 무언가를 하는 건 시간의 지루함을 잊게 한다.
낮에는 햇빛 샤워를 하고,
밤에는 푸른 고요함을 즐기며,
얼굴을 세상에 비추는 날을 기다렸다.
아침이면 새의 소리를 듣고,
지나가는 발자국에 밟힐까 조마조마한
낮시간이 지나가고
저녁에는 뿌려지는 물을 맞았다.
하루를 보내고, 이틀을 보내고….
어느 날 아침 특별하게 눈이 부신 날,
내 옆에 있던 아이의 얼굴이 세상에 존재했다.
노란 빛깔이 눈이 부시다.
‘나도 저렇게 발랄한 노란색이겠구나’
내일을 기대하며, 잠든 밤
새벽의 공기에 눈을 뜨니 너의 옆에 내 얼굴이
둥실 떠 있다.
그런데…
나는 너와는 다른 모습
분홍빛의 얼굴이 수줍다.
너와 나. 이곳에 우리 둘 뿐이다.
세상에 얼굴을 내미니 너와 나 둘뿐.
모습은 다르지만 이제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