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온전히 나로 쉴 수 있는 곳,
내 발자국이 무수하게 찍혀 있는 이곳,
내 채취가 스며들어 있는 이곳,
집.
돌아오고 싶고, 쉼이 편안해야 하는데..
나가고 싶고, 쉼 다운 쉼이 없다.
의무,
의무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집
이곳.
나는 나로서 살고 싶다.
그래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일에 열정을
다하는 게 아닐까?
문득 드는 이 생각이.. 답인 것 같다.
그럼..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집이 온전한 쉼이 되고, 내가 나로서 살 수 있을까?
해방? 독립? 일탈?
숨이 막히게, 가슴이 두근거리게
있고 싶지 않은 이 공간에 대한
애착이 점점 녹아 사라지며..
집은 적당히 깨끗하고 많이 쌓인다.
나를 위한 공간은 오픈되어 있고
잠자리마저 뒤죽박죽
누군가는 다들 똑같다며, 다 그렇게 산다고 하려나..
엄마의 삶이라며, 어쩔 수 없다고 그려려나..
위로가 되지 않을 빈 깡통 같은 말들이
튕겨져 나오는 줄 모르고 내 안에 담으려 애쓰겠지.
사랑이라는 것이,
부모가 된다는 것이,
이만큼 나를 지운다는 것을 그땐 알지 못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 후
나는 나를 찾기 위한
시간을 쓰고, 일에 열정을 다하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배우려고 애쓰는걸까?
지워지면 채우고,
지워지면 또 채우면서
그렇게 내가 사라지지 않게
버티고 세우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