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게 뜨거운 여름의 열기에
온몸이 뜨거워져 지쳐간다.
여름의 끝이 가을이라는 것에
희망이 피어올라 잠시 시원해진다.
아니었다.
잠시 시원한 바람이 스쳐간 것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단단했던 구름들이
흘러 퍼져 형태가 사라지고 색이 차분해졌다.
이번엔 길게 시원한 바람이 휙 불었다.
바로 이어 똑!
눈썹 위로 빗방울 하나가 똑!
투두두둑!
금세 주변의 색이 빛을 잃고 더 차분해지며,
빗방울이 닿은 땅에서
비의 냄새가 코끝으로 와닿는다.
잠시 동안 닿다 지나갈 것을 알기에
비를 피하려 애쓰지 않는다.
지쳐감을 위로하는 하늘의 소리를
가만히 들어본다.
바람이 자꾸 나에게 머무르며 열기를 가져간다.
빗물이 나에게 닿아 뜨거움을 식혀준다.
그렇게 여름은 마냥 뜨겁지만은 않다.
우리의 삶에도 열기를 식혀 줄 소나기가 필요하다.
똑! 똑! 떨어져 얼굴에 닿는 빗물이
잠시 휴식 같아 반가웠다.
갑작스러운 비가 오려는 듯한 색감과
그 색감에 갇힌 자연의 선이 반가웠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며 이야기한다.
“곧 비가 오려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