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브랜딩을 시작하다.
“선생님, 저 발표 공포증이 있어서 발표 못하겠어요”
아이의 표정은 정말 겁에 질려 있었다.
“그래, 그러면 앞에 나가서 ppt자료만 넘겨줘, 샘이 도와줄게”
그리고 아이는 떨리는 걸음으로 나가 ppt를 열어
클릭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디자인 수업에서 기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주제를 분석하고 방향을
구축하도록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표를 하는 단계를 촘촘하게 계획하였다.
제법 똘똘하고 학업의지가 높은 반이라
사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많은 경험이 있을 거라
앞서 짐작했던 것이다.
세네 명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ppt자료 안의
긴 글을 그냥 읽는 수준이었다.
청중과의 눈 맞춤, 소통 없이 일방통행으로
정보전달을 했다.
“아뿔싸”
수업진도 때문에 급하게 달리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의 팁 정도는
간단히 전달했었어야 했다.
특성화고에서는 프레젠테이션의 경험,
모둠활동을 협업능력,
그 안에서의 갈등과 해결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의 단골 메뉴이고,
면접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계획한 수업과정안에서
이번엔 아이들을 놓쳐버렸다.
아이들은 엄청 떨려했고
빨리 그 시간을 벗어나기 위해
준비해 온 자료의 글들을 책을 읽듯 읽기만 한 것이다.
교사의 착오로 황금 같은 시간을
그냥 날려버린 듯 해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가슴이 쿵쾅대는 아이들을 위해
이 이야기를 했었어야 했다.
“발표하는 시간은 두근두근
누구나 다 그래
여러 번 하면
큰 두근거림이
작은 두근거림으로 ~
작은 두근거림은
스스로 달랠 수 있게 되어
차차 사라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