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폭풍처럼 몰아칠 땐 말이지.
시간 위로 얼굴을 겨우 내밀고 가뿐 숨을 내쉬었지.
각이 뾰족하고 면이 단단한 네모 모양을 하고선
강단 있고 다부진 어깨를 한 번씩 쭉 펴며 앞만 보았지.
폭풍에도 끄떡없었기에, 그렇게 네모 모양으로 반듯하게 세상에 서 있는 것이 편안했지.
네모 마음은 폭풍 같은 일을 하느라 다부지게 바닥을 붙잡고 그렇게 흔들리지 않고 몇 날 몇 주 몇 달을 버텼어.
시간은 흐르고, 마음을 돌볼 새가 없어 양쪽 모서리가 깎여나가는 줄도 모르고 일을 하다 마음은 세모 모양이 되었지.
세모 마음은 예민해져 뾰족뾰족한 말들을 날카롭게 쏟아붓고 사람들의 단점부터 발견하며 한숨만 내쉬었어.
분명히 폭풍 같은 일을 잘 마무리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좋지 않았어. 어깨는 더 구부정해지고 뾰족한 말을 하느라 얼굴도 미워졌지.
세모 마음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
'더 이상 뾰족하고 싶지 않아'
삐쭉삐쭉한 모서리를 잘 어루만지고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어. 모가 난 마음 모양이 점점 둥글어지더니 동그라미 모양으로 바뀌었어.
동그라미 마음은 그제야 편안해졌어.
동그라미 일 때 가장 편안함을, 그리고 가장 행복함을 알게 되었지.
자유롭게 굴러다니며 좋아하는 일을 찾아다녔어.
벽에 기대어 멈출 줄 알게 되었고 부드러워진 자신을 더 잘 돌보며 활짝 웃어도 봤지.
폭풍 같은 일이 또 찾아왔지만 동그라미 마음은 편안했어. 시간 위로 겨우 얼굴만 내미는 행동은 하지 않았어. 일의 위를 통통 튀어 다니며 힘을 줘야 할 곳과 빼야 할 곳을 알게 되었지. 그게 행복임을 알게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