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내 주변은 정리정돈과 거리가 멀다. 내 집도, 내 차 안도, 교무실의 책상 위도, 심지어 컴퓨터의 바탕화면도…,
그런 내가 유독 집착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방바닥.
발의 촉감이 예민한 편인지, 생활먼지가 바닥에 뽀얗게 내려앉으면 그 느낌을 대번 내 발바닥이 뇌로 전한다. 더 신기한 건 천으로 만든 실내화를 신고 있어도 그 텁텁한 먼지 느낌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바로 청소기를 꺼내어 윙윙 집 안을 돈다. 그러고 나면 바닥의 먼지 느낌이 사라지고 뽀독뽀독 기분이 좋다.
하루 세네 번씩 청소기와 만난다. 집의 온도와 색감도 청소기가 닿고 나면 훨씬 상쾌해진다.
그 상쾌함은 지금과 같다. 내 안의 뒤죽박죽 먼지같이 뿌옇고 텁텁한 생각들이 뽀독뽀독한 글로 정리가 되니 그 선명함이 마치 바닥 청소를 마친 내 기분과 같다.
그나저나 무수히 쌓아두고 서랍 속으로 휙휙 던져둔 물건 정리는 언제 하나…
새 파일은 무조건 바탕화면으로 저장해 버려 화면을 꽉 채운 일의 흔적들은 어찌 정리를 해야 할지…
내 안의 깊숙한 생각들은 언제 꺼내어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