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되었다. 전쟁.
“공부하자. 안 하니? 응?”
“내가 알아서 한다고”
알아서 한다는 그 말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너의 시간과 내 시간은 참 다르게 흘러가나 보다. 느릿느릿 걷는 내 걸음이 닿을세라 넌 저만치 뛰어가고 있으니, 옷자락을 붙잡기도, 손가락을 스치기도 이제는 어렵다.
너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색이 변해
늘 궁금해한다. 저 마음에는 뭐가 들어 있어 변덕스러울까?
알아서 한다는 너는 휴대폰을 붙잡고 있다.
위안이 필요한 걸까? 중간고사를 앞두고 더 가깝게 다가오는 압박에게 선을 긋고 싶은 걸까?
알아서 한다는 말의 신뢰는 깨어지고 조급함에 또 말을 한다.
“어서 하라고”
“….”
더 무서운 녀석이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