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시간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상처받은 직후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며칠 뒤,
아무 예고 없이 슬픔이 밀려와
나를 뒤덮을 때가 있다.
왜 그럴까.
감정은 이해보다
늘 조금 늦게 도착한다.
머리가 먼저 알아도
마음은 그 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다.
그때는 버텨야 했고,
움직여야 했고,
살아내야 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마음은
잠시 미뤄두는 것이다.
하지만
미뤄둔다고 사라지는 감정은 없다.
어딘가에 고요히 쌓였다가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왜 이제 와서 아픈 걸까.”
지금은 안다.
그때 슬퍼할 수 없어서
지금 슬픈 것이다.
그때 아파할 여유가 없어서
지금 아픈 것이다.
감정의 지연은
나약함이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마음의 방식이다.
그래서 이제는
늦게 도착한 감정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그래, 이제야 왔구나.
기다리고 있었어.
이제는 너를 온전히 느껴줄게.”
감정은 늦게 올 때마다
반드시 이유를 품고 온다.
TIP. 느리게 온 감정과 잘 만나는 법
· 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빨리 없애려 한다. 울지 않으려 하고, 털어내려 하고,
잊으려 한다. 하지만 늦게 온 감정은 이미 오래 기다리다가 온 손님이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옆에 앉혀두는 태도가 오히려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 늦게 온 감정은 어느 날 갑자기 한꺼번에 쏟아지기도 한다.
이때 감정이 빠져나갈 통로가 없으면 몸이나 관계로 새어나가기 쉽다.
그래서 미리 하나 정해두는 게 좋다. 글로 쓰기 (핸드폰 메모, 노트), 밤 산책, 차 안에서 음악 크게 틀고
숨 고르기 등 감정은 지나갈 길만 있어도 훨씬 덜 아프게 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