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기다려주는 기술

by 심횬


예전의 나는

마음이 늦게 오면 늘 조급했다.

왜 바로 회복하지 못할까.

왜 아직도 이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왜 이렇게 느린 사람일까.

이제는 안다.

마음에게는 마음만의 속도가 있다는 것을.

세상은 모든 걸 빠르게 처리하라고 채근하지만

마음은 종종

느린 걸음을 고집한다.

그 느림이 알고 보면

우리를 지키는 방식이라는 걸

뒤늦게 이해하게 되었다.

마음을 기다려주는 기술은

마음을 억지로 끌어오지 않는 일이다.

오늘은 오늘대로,

내일은 내일대로

그날의 속도로 움직이도록 두는 것.

그래서 마음이 뒤처진 날이면

나는 약속을 줄이고,

말을 덜 하고,

나에게 쉬는 시간을 만든다.

책상을 정리하거나,

천천히 걸어보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볼 때도 있다.

그렇게 나를 느슨하게 해 두면

마음은 어느 순간

나를 천천히 따라온다.

마음을 기다려주는 기술은

사실 거창한 게 아니다.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것.

그리고 시간을 선물하는 것.

기다림은

이해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 이해를

나에게도 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이전보다

꽤 괜찮은 사람이 된다.



TIP. 마음을 기다려주는 작은 기술들

아무 이유 없이 쉬는 것을 허락하기, 예전의 나는 쉬려면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했다. 아파서 쉬고 지쳐야 멈췄다. 이제는 이유 없이도 쉰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이 사실은 마음이 가장 열심히 회복하는 시간이란 걸 조금씩 믿어보기로 했다.

마음을 고쳐야 할 문제로 만들지 않기, 슬픔도, 무기력도, 느림도 ‘수정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설명하는 하나의 상태일 뿐이라고 자주 정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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