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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Mar 29. 2023

무악

18 June 2022


이 날은 UAL Central Martin에 다니는 친구의 졸전을 축하해 주러 킹스크로스에 갔다. 학교 가는 길목엔 구글이랑 같이 과제 겸 작업한 센마 학생들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더라. 이런 협업 기회가 주어지는 게 학생들한테는 얼마나 특권일지. 확실히 이런 황금 같은 기회 때문에 학생들이 유학을 가나보다.




거의 어린이들 워터파크가 되어 있던 UAL 앞의 분수대. 


한국인에게 센트럴 마틴 칼리지는 패션으로 유명한 데, 다른 학과들도 꽤 많이 이 칼리지에 소속되어 있다. 


친구는 산업 디자인학과였다. 

 영국 전반적인 학풍 특성상, 산업 디자인이라고 해서 대량생산에 효율적이거나 바로 산업에 활용가능한 디자인이 아닌, 환경 문제 등 인문학적으로 고민을 하고 실험을 한 작품을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결과물들이 거의 다 Fine arts 같았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친구 작품.




같은 산업디자인학과의 다른 친구들 작품들.

친구의 동기들이 본인 작품을 직접 설명해 줘서 확실히 이 학과 섹션에 조금 더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다. 

























이후 친구랑 다른 학과 전시들도 좀 둘러보다가 



파인아트 학과 섹션


이후에는 무용 공연을 주로 하는 The Place 공연장에서 현대무용 공연 <무악>. 






특히, 좋았던 건 공연 후 마련된 Q&A 세션.

여느 한국 영화제 가면 언제나 있던 은근 자기 지식 자랑 빌런이 여기도 있긴 했지만, 안무가 분께서 그런 분께도 노련하게 대답도 잘해주시고, 자기 극에 대한 설명을 수려하게 잘 풀어내셨다. 무엇보다 영국에 온 후 계속 영어로 생활하며, 한글로 전달되는 어떤 정확한 표현과 문장들이 너무 그리웠나 보다. 통역가가 놓치는 안무가분의 단어 선택이나 적절하고 아름다웠던 표현들이 너무 아쉬웠다. 한편 그런 대화를 보며, 나도 여기서 누군가에게 언제나 6-70퍼센트의 사람밖에 안 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미술관에 합격하기 전에 이 공연과 대담 세션을 봤다면, 내 귀국 결정에 이 극에 큰 역할을 했을 거다. 그만큼 언어로 잘 표현된 안무가의 고민과 생각들이, 내 영국생활, 이 제 2 외국어로 살아가는 평생 외국인 생활을 회의적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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