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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away day, 회사 팀워크 MT

9 Aug 2022

by 시몽

매년 1-2회씩 있는 Team away day(우리나라로 치면, 워크숍이나 엠티). 어쩌다 보니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어 어웨이 데이에 합류하게 되었다. 하필이면 상사랑 자리가 배정되서 런던-마게이트 간의 2시간 반 가량의 기차 여정이 얼마나 어색하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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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행선지로 로컬 베이커리. 이후에 다른 곳 출장 갈 때도 늘 그랬는 데, 예술계 쪽 일하는 사람들 아니랄까 봐 여정에 이런 힙한 베이커리나 카페 끼우는 거 너무 익숙하고 좋다.


심지어 몇몇은 일회용품 사용 줄인다고 각자 들고 온 텀블러에 커피 받아서, 미술관에서 일하면 저 정도는 실천해야 하나 하고 테이크어웨이하면서 괜히 눈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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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들 커피랑 빵을 하나씩 물고는 이동해서 도착한 두 번째 장소, Carl Freedman Gallery.

갤러리스트들이 다 나와서 직접 설명도 해주고 우리에게 포스터 등도 선물해주었다. 큰 미술관 이름을 등에 업고 외근하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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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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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장소, Crab Museum. 이

다들 이런 미술관도 있냐며 의심 반 궁금증 반으로 눈을 반짝이며 들어갔는데 기대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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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을인 마게이트의 아이덴티티도 살리고, 지구온난화의 위기와 생물학에 대한 적당한 지식을 재치 있게 풀어낸 곳이다. 여타 다른 무겁거나 지루한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이나 해양 박물관 등과 바이브부터 달랐다.


















이를 테면, 이렇게 힙함이 철철 흐르는 뮤지엄 오너가 직접 게딱지들을 가져와서 현미경으로 보여준다거나, 코카-콜라 냉장고를 크랩-콜라라고 귀엽게 이름을 바꿔치기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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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아지도 상주 중.


















접근과 톤이 유쾌하고 좋아서 다들 우리 미술관도 이랬으면 좋겠다고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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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어서는 근처 피시앤칩스 가게에서 테이크어웨이해서 바다로.

다들 모래사장에 옹기종기 앉아 피시앤칩스를 먹었다. 물론 우릴 에워싼 갈매기랑 대적한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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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치마나 바지 걷고 바다에도 들어갔다. 이런 거 보면 확실히 서양 사람들이 뭔가 더 순수한 게 정말 맞는 것 같다. 관장도, 시니어 테크니션도, 키퍼도 다들 첨벙첨벙 들어가서 물 너무 시원하다며 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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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행선지인 터너 컨템퍼러리 Turner Contemporary.

켄트에서 활동한 유명한 영국인 화가인 윌리엄 터너를 기념하여 이름을 따온 켄트 주의 국립 현대미술관이다. 여기서는 바로 어디 강의실 같은 곳으로 들어갔고, 담당 큐레이터가 나와서 자기네 미술관 비전이랑 이것저것 설명하는데, 목소리 톤도 너무 낮은 데다, 나는 아침부터 기차 타고 스몰토크에, 물장구에 내향성에 한계치가 와서 너무 피곤한 거다. 이 강의실에서 졸음이 너무 와서 깨려고 노력한다고 죽는 줄 알았다...


여하튼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미술관이라 이렇게나 뷰가 이쁘고

























내부 건축도 탁 트여있고 예쁘다. 높은 천장을 살려 이렇게나 크게 뽑은 전시 타이틀도 좋음.

당시 하고 있던 Ingrid Pollard의 개인전.



















전시 보고 나서 다들 어디에 있나 했더니, 미술관 내 카페 앞에 또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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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트 지역 특색을 살려 이런 스낵들을 카페에 파는 게 좋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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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동료들이 앉아있던 테라스 좌석으로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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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끊임없이 스몰토크해야 하는 거랑, 영어로 하루종일 말해야 하는 거랑, 영어로 하루종일 수다 들으면서 리액션해야 하는 거랑, 그러니까 결국 보니까 그냥 힘든 건 영어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여하튼 그것 빼곤 회사에서 가는 여행인데도 너무 좋았다. 이날 이후에도 영국 내 다른 지역이나 외국으로도 같이 출장을 종종 가곤 했는데 늘 좋았다. 한국이었으면 동료와 같이 가는 여행이 썩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으니 그것 생각하면 좋은 팀을 잘 만난 것 같다. 다들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여행 색이 맞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물론 R&D 면에서 꼭 끼우는 게 당연한데다, 그 외에 식당이나 카페, 디자인 숍 같은 것을 끼우는 취향도 꼭 친구랑 여행가듯 맞다. 곧 캠브리지와 영국 내 또다른 지역으로 어웨이 데이가 예정되어 있다. 벌써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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