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텍

16-28.Nov 2020

by 시몽

16. 2020. MONDAY


이 날은 세미나도 하고



에세이는 지금껏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유 주제로 쓰면 되고 룰은 시카고 인용 법칙.

양은 3000자였고, 나는 8장이 나왔다.


수업이 대개 현대 사회와 철학이지만 나는 미술 관련 라이팅을 연습하고자 전시나 작가, 작품과 연결시키고 싶었다. 그렇게 찾다가 벤자민 브레튼의 Black stack 개념과 연결시키면 좋을, 이전에 봤던 전시 하나가 생각났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불온한 데이터> 전.


불온한 데이터 전시의 작품을 하나하나 살펴보는데 지금 내가 배우는 내용들과 작품들이 다루는 이슈가 너무 같은 거다. 게다가 자크 블라스라는 작가는 튜터 리스트에 있었던 우리 학과 교수님 중 한 분 이셨다. 여기서 설마 싶어서 이 전시의 작가들을 한 명 한 명 구글링 해서 학력을 보니 7명 작가 중 3명이 내가 다니는 골드스미스 대학교 출신. 한 전시에 한 학교 출신이 이렇게 많은 일인가 싶었다. 물론 데미안 허스트나 유명한 여타 작가들이 골드스미스 졸업생이긴 했지만 내가 리서치한 국현의 전시 한 개 속 작가 3명이 모두 이 학교 출신, 특히 한 명은 우리 학교 교수님이라는 걸 보니 골드스미스의 명성이 꽤 와닿았다.






17. Nov. 2020


수업도 하고 과제도 제출하고.



사실 만족스럽진 않고 일자에 쫓겨 냈지만 첫 과제였고 그래서 뿌듯하다. 8페이지 분량의 에세이.




19. Nov. 2020


오후에 세미나. 또 페미니스트 관련 세미나.

이 놈의 학교는 맨날 decolonization 아니면 feminism.. 그래두 오른쪽 자크 블라스 교수님 봤다. 내 에세이 글감 대상 작가 중 한 분 이셨는데 알고 보니 울 학과 교수님이었던.







인스타 보는데 미술계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큐레이터계의 전설인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가 한국의 김희천 작가를 포스팅했길래 반가워 캡처했다.


김희천 작가는 무척 젊은 작가인데, 2년 전에 일 할 때 신인 작가 추천을 각자 해달라고 해서 내가 리서치했던 작가였다. 당시만 해도 작가의 필모가 화려하지 않아 이 작가분이 선택되지 못했는데, 이렇게 거장한테 2년 뒤에 선택되다니. 괜히 내 안목에 뿌듯하기도 하고 저 어린 나이에 무려 한스에게 소개되다니 어떤 기분일 까 부럽기도 했다.















26. Nov. THURSDAY


오후에는 필립포가 주선하는 Glinch 세미나에 참여했다. 오늘 발표자인 쇼니아는 본인 논문 주제를 가져왔다. 이건 박사과정 중인 필립포가 학교에서 돈을 받으면서 운영하는 세미나인데 늘 발표자가 없어 곤혹을 치르는 것 같았다. 다음 주는 내가 해달라고 부탁받았고, 상황을 아니까 거절하기가 뭐해서 알겠다고 했다. 발표자가 되면 물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지만, 무엇보다 학교 단체 메일로 포스터가 나가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아직 내 수업에서도 발표 맡아본 적 없는데 왕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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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Nov. 2020


센트럴로 가는 길에 본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브리튼은 매 해 이맘때쯤 네온을 활용한 설치 미술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인도 작가가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언젠가 가서 직접 하나하나 살펴볼 계획인데 이 날은 우연히 버스가 이 앞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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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Nov. MONDAY


오늘은 세미나가 있는 날. 세미나가 있는 날이면 영어로 풀타임 3시간을 집중하고 따라가는 게 여간 힘든 지 그것 하나만으로 하루가 지나가버린다. 이런 날은 책상에 앉아서 시간 보낸 게 다.



01.DEC. TUESDAY


이날도 세미나.


Transcultural memory라고 각 국가 간 얽히고설킨 기억들에 관한 수업을 하는 날이다. 그러니까 결국엔 또 Globalisation에 대한 과목. 그래도 어느 날은 교수님께서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시면서 일본이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은폐시키고 소녀 동상도 철거명령 내렸다며 얘기하시는 데, 덕분에 그간 Black slaves나 유럽 위주의 decolonization에 치중된 듯한 수업에 뾰로통한 마음이 들었던 게 싹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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