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June 2023
부모님이 런던에 계시던 날들, 이 날은 버몬지 화이트 큐브로 왔다. 너무 딸 취향에 맞춘 동선. 그래도 부모님께 슬쩍 슬쩍 현대미술의 매력을 맛보게 하고 싶은 욕심이랄까.
특히 이때는 좋아하는 작가인 안헬름 키퍼 전시. 작년에 공유해 드렸던 베니스 비엔날레 때 안헬름 키퍼 작품을 엄마가 인상 깊어해서 딱이다 싶었다.
전시장 전체가 설치로서 하나의 작품이었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1939년 소설 Finnegans Wake (피네건의 경야)에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었다.
모든 생각들, 단어들, 그리고 역사들을 담고 있는 소설인데, 순환과 울림, 중도에서 시작하는 강물처럼 흐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키퍼 역시, 그의 예술에서 선보인 재료들과 모티프들을 모두 모아 섞었다. 설치가 마치 언어 자체가 재료와 조각적인 매체가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