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람 Oct 21. 2019

선생님은 너희들의 쓰레기통이 아니란다

오랜만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종일 쓰레기통이 된 느낌이다.

머리가 멍하고, 눈이 침침해져온다.

나의 생명력을 아이들이 갉아먹은 듯한 아릿함이 밀려온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나에게 쓰레기를 던졌다.

감정쓰레기를.

툭 툭 툭

오늘 같은 날에는 아이들이 악마로 보인다.

이런 말하면 뭐하지만 정말 쌍욕이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온다. 이런 C


아이들은 으레 그렇듯 말썽을 피운다.

거기까진 이해하겠는데, 말썽이 겹겹이 쌓이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엄연히 감정이 있는 사람인데 내 눈치 좀 보고, 나 좀 불쌍히 여겨 그만 좀 했으면 좋겠는데 아이들은 나를 크게 개의치 아니한다.

특히나 아이들의 가장 큰 잔인한 점은 나를 성나게 한 뒤 본인들은 슥 하고 웃어버린다는 것이다.

정말 심연 끝까지 쳐박히는 느낌이다.


선생님들이 평소에 하는 농담이 있다


"밖에서 보아야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창문 밖으로 보아야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우리반 아이가 아닐 때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오늘은 특히나 마음에 와닿는 농담들이다.

아이들이 나에게 무슨 쓰레기를 던졌는지는 열거하지 않으려 한다.

원래는 하나 하나 일러바치려고 했는데, 분노에 차서 글을

쓰는 와중에 화가 살며시 내려앉았다.


이곳은 이제 나의 어리광, 투정을 마음껏 받아주는 마음 넓은 엄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