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이 지닌 의미를 바탕으로
찬성과 반대 혹은 진보와 보수로 나뉜 문제에 대해 우리는 종종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합니다.
그냥 저는 중립이에요
중립이라.
물론 중립일 수 있습니다.
중립 자체를 깎아내릴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만, 과연 중립이 정말 중립인 걸까요?
먼저 중립은 중립이되 전혀 다른 중립의 2가지 의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중립: 근거의 모호성 혹은 부족으로 판단을 유보한 상태.
중립: 의견 없음.
첫 번째 중립은 건전한 의미의 중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판단은 언제나 충분한 근거에 뿌리를 두고 내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판단은 마녀사냥이나 감정적 취향 고백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요.
문제는 두 번째 중립입니다.
혹시 중립과 무관심을 헷갈리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중립이라는 미명 하에 판단의 귀찮음을 포장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두 번째 중립은 상당한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쁜 의도를 가진 특정 세력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옳고 그름의 문제에 중립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둔갑되기도 합니다.
누군가 그렇게 의도했기 때문이겠지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위안부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갈 수 있을지라도 성숙한 민주사회로 나아가는데 도움은 썩 되지 않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에는 중립이 모습을 꽤나 감추었습니다.
조국 사태를 기폭제로 하여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대표되는 두 개의 여론이 열띤 대결을 펼치고 있지요.
일각에서는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 하는 비판적인 시선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중립'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었을 때 조금 다른 해석을 합니다.
첫 번째, 국민들이 판단을 하기에 충분한 정보 혹은 훼손되지 않는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
두 번째,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 성숙한 사고 수준 등 민주주의 의식이 향상되었다.
세 번째, 누군가 의도적으로 덮어온 혹은 외면시켜온 첨예한 가치판단의 대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립은 듣기에 거부감이 없습니다.
둥글둥글하다 혹은 원만하다 라는 것으로 활용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중립이 정말 중립으로써 의미를 지니는 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완벽한 대칭점은 수학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