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람 Nov 01. 2019

나는 타협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생활하십니까?"


3번. 보통이다.


어디선가 무엇을 측정하는 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문항과 나의 응답은 기억이 난다.


나는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고, 불합리한 것이 무엇인지 구별할 수 있으며, 새로운 흐름이 무엇인지 민감하다.


알고 있다.

알고는 있다.


알고는 있기에 멀찍이 떨어져있을 때 나는 분개하고, 성토하며, 불만을 토로한다.


거기까지가 나의 신념이다.

신념은 나의 행동에 의무를 부여한다.

내가 뱉은 말들이 나의 정언명령이 된다.


그러나 나는 철저한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나의 신념은 말랑말랑하다.

때문에 나의 행동은 가끔 신념에 위배된다.


그러나 나의 신념은 앞으로 공고해진다.

타협하지 말아야 할 신념을 채워가며.

신념과 행동의 높이를 맞춰가며.


수직적 권위에 반대하나 교장선생님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내가 관찰하며.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가끔 나를 '나'로 부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