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가져야 뻘짓을 안 한다.
2026 교육부 업무계획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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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의 업무계획이라는 것은 발표하는 당사자에게나 중요한 것이지 실제로는 그저 좋은 말 좀 해주는 수준으로 끝날 때가 많다.
대략적인 계획이지 약속은 아니며, 구체적인 사항은 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것이 신년 업무계획의 일반적인 모습인데,
교육부의 신년업무계획은 좀 색다른 듯해서 가져와봤다. 뭐랄까... 실현가능성은 내다버리고 지나치게 교사들을 위한다는 느낌?
하나씩 보자.
처음 계획은 무난하며 훌륭하다.
'헌법가치를 실현하기 위한'이라는 단서가 조금 의아하기는 한데, (좋은 말이라고 다 똑같지는 않은 것이, 라떼는 '21세기를 이끌어가기 위한'이라는 단서가 유행처럼 쓰였더랬다) 더 이상의 얘기가 없으니 판단하기는 어렵다.
12.3 계엄소동 또한 나름의 헌법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명분이었음을 상기한다면 굳이 저 문장을 썼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문장 자체로는 올바르고 훌륭하다.
다만, 교사 수업의 자율성을 강화해 온 그동안의 기조가 있는데 교육부의 생각처럼 교사들을 움직일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감점을 준다.
또 하나, 헌법 가치를 이해하고 실현할 수 있는 '목표'와 토론식 교육이라는 '수단'은 아무 관련이 없지 않나 하는 점에서 교육부의 고민이 너무 얕았다는 생각에 다시 감점
그리고 '교원의 헌법 교육 역량'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 등장했는데, 헌법이라는 것이 '교육의 대상'이라고 보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생각도 생각이지만, 문장의 마지막까지 헌법의 가치가 뭔지 구체적으로는 말을 하지 않는 답답함은 속이 터질 지경이다.
교육부의 첫 번째 업무계획과 비슷한 문장은 이런 것이 있겠다
나는
올림픽 연습을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겠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답답한 것이.
AI 교육이라는 것이 아마도 'AI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데 (AI개발은 극도로 높은 기술적 업무이므로 대학 이상에서나 '교육'할 수 있다)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논리력, 문장력, 이해력, 종합적 사고, 메타 인지, 각종 상식 등이 필수적이다. (Chat GPT라도 사용해 본 사람은 이해하겠지만, AI와 대화할 '급'이 되어야 도움이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능력을 AI를 교육받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인 기본 교육을 강화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공책과 샤프 대신에 패드에 스타일러스를 쓴다고 디지털화가 되는 것이 아니고,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를 건너뛰고 태블릿에 드로잉 프로그램을 가르친다고 미래적인 디자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AI시대에 교육부가 추진해야 하는 것은
AI를 활용해서 학생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얻고 위험징후를 쉽게 발견하도록 교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교사의 수업과 수업내용을 AI를 활용해서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어 공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학생 한 명 한 명마다
태블릿을 쥐어주고
뭔가 해보라고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옳은 일도 아니다.
곧 학생 수가 급감하는 시기가 다가온다.
현재 대학교 입학생 수의 절반에 불과한 세대가 10년 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가 된다.
대학교의 존립이 문제고, 이것을 유지하는가 통폐합하는가, 퇴출하는가 등이 교육부의 '대학과제'가 되어야 할 텐데
인구 소멸지역에서
대규모 주거지구를 건립하는
멍청한 지자체를 보는 느낌이다.
'학교가 지역을 살리는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은 점점 실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도대체 이게 언저 써먹던 장밋빛 전망인가? 소멸 위기의 지역이 국립대의 활약으로 살아난다고?
게다가 지역이 주도하는 맞춤형 교육혁신이라는 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학의 교육혁신에서 교육부는 발을 빼겠다는 의도로 읽히는데, 지방정부와의 교감은 된 건지? 그것이 법적, 행정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정부주도형 유보통합과 방과 후 프로그램 이용권은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학부모들의 부담을 조금 낮출 수는 있을게다.
그런데 너무 조금이지 않을까?
초등학교의 하교시간을 3시 이후로 의무화하기만 하면,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이 적어도 매월 1,20만 원 당장 낮아진다. 교사들은 모두 퇴근 전이므로, 학생 관리 인력도 충분하고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학력 달성의 정도를 성과급 등에 연계하고, 기초학력 부진학생의 지도경험을 교감, 교장 승진의 필수요소 (봉사활동 시간처럼)로 두는 방법도 있다.
물론 교육부는
절대로 이런 방법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문장 '교사들을 보호해 드리겠습니다'를 보자면, 교육부가 교사들의 잦은 조퇴와 지도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에 대해 터치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인력배치
더 많은 예산 사용으로
교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일까.
학교시설의 개방을 확대하되, 전문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겠다고 하는 부분은 참 좋은 계획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현재 일선 학교에는 정원으로 있어야 할 '시설관리직 공무원'도 충원율이 절반이 안되어 날림으로 시설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건 쉽다.
그런데 전문적인 관리시스템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충분한 인력 (경비, 안내, 시설유지 관리, 청소 및 미화)
이용자의 동선을 제한하거나 유도하는 각종 시설(문, 차단기, 유도기자재 및 시설 등)
감시시스템과 보안을 위한 장비, 행동 프로토콜
이런 걸 염두에 두고 한 말일까?
일선 학교는 시설관리직공무원도 채용하지 않아서 65세 이상 노인에게 단순노무 업무를 계약하고, 책임 있는 시설 관련 업무는 행정직 등이 도맡아 안전관리, 재해예방 등은 사실상 '아무 전문성 없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중이다.
학교시설개방은 장담점을 가지고 있다.
개방하면 안전에 취약해진다.
시설개방과 같은 문제는 계획과 예산이 구체적으로 나왔을 때나 꺼내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또한,
과도한 사교육 입시컨설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진학상담?
일단 입시컨설팅은 소수가 이용하며, 자기소개서 대필과 같은 불법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그다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명품 시계 같다고나 할까. 비싸다고 사회문제까지는 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교육부의 입장에서는 사교육에서의 입시컨설팅이 문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 싶다만
어째서 해결책이
AI를 통한 입시상담인가?
아니, 사교육은 AI를 활용 안 할 것 같은가?
수십만 원짜리 입시컨설팅과 학교에서 해주는 AI를 이용한 무료 컨설팅 중에, 일생에 한번 중요한 결정인데 나 같으면 수십 만 원 정도는 쓰겠다.
공교육이 입시컨설팅을 하고, 그것이 사교육보다 더 믿음을 주고 효용감이 있으려면
오랫동안 지도해 온 공교육 안에서의 학생 테이터가 교사와의 믿음, 신뢰, 존경이라는 심리적인 요소와 결합하여, 단순한 수치상의 유불리로 입시를 판단하지 않고 학생의 인생을 같이 설계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현재의 공교육은 학력도 사교육에 맡기고, 교사와의 믿음이나 존경 또한 사교육에 밀린다고 본다만 (2010년 연구결과가 실제로 존재한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업무계획보고였다.
문제는 이걸 보고하는 사람이나 보고 받는 사람이나 문제의식이 없어 보인다는 건데.
꾸준히 알려야겠다.
여러분도 도와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