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조를 쫓는 모험] 1. 실패한 흔적

나와 같은 사람이 있었어요.

by 당신들의 학교

【소통 24】에는 [혁신제안톡]이라는 페이지가 있나 본데, 2025년 8월 누군가(저는 아닙니다) 41조 연수규정과 관련하여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https://sotong.go.kr/front/propseTalk/propseTalkViewPage.do?propse_id=c0eb7ec56d7a48f8a886b435c7e5cf92



아마도 30일 동안 30명의 추천을 받으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나 본데, 보시다시피 실패하였습니다.


국회에 비슷한 제안을 올려놓은 저로써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데요.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교사(들로 추정되는 분)들의 댓글. 정확히는 댓글의 수준이었습니다.


41조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크게 심호흡을 하시고 글을 따라오시기 바랍니다.


아래에 소개되는 댓글은, 교사들이 썼다고 생각하기 싫을 만큼 저열하고 무책임하며 자기모순에 가득 차 있습니다.


아마 제안하신 분은 너무 화가 나서 이 제안을 알리려는 시도를 포기한 것이 아닐까요? (5명은 너무 적은 숫자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1. 비아냥대면 이겼다고 생각하는 저급함


이 댓글은 상대를 '소중하지 않은 존재'로 격하하고 논점과 관련해서는 한 글자도 답하지 않으면서 공적 제안에 대해 사적 선택으로 도망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반응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해도 된다는 권력적 태도가 배어있지 않으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절망적인 것은, 저 댓글에 대한 '좋아요' 7개입니다.


품위라던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 논점에 집중하는 자세 등을 기대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2. 혐오를 드러내는 폭력성



글이 길기 때문에 요약해 드리면 '아이문제, 부모 문제니까 교사 특권에 손대지 마라'입니다. 혐오가 가득히 묻어나는 것이 이 교사(만약 교사분이라면)에게 배우는 학생이 걱정될 정도입니다.


놀랍게도 논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답이 없습니다.


좋게 보아서 부모의 책임을 강조하는 댓글인데, 문제아가 부모의 책임이라 쳐도 (ADHD 등 질병은 누구의 책임도 될 수 없다는 점을 차치하고) 그것이 교사의 제도 점검을 막는 면허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한쪽을 말하면 다른 하나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지극히 폭력적인 이분법입니다.



제도는 건드리지 말고
책임은 떠넘기고
불편한 아이는 내쫓고
교사는 보호받아야 한다



실제 교사가 쓴 댓글이라면 무서운 수준입니다.



3. 저급한 직업윤리



보통의 경우, 업무적 활동에 대한 결과보고는 해당 활동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최종적으로는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댓글에서 볼 수 있는 논리는




결과보고 등으로 검증을 한다면
업무를 대충 하겠다



라는 것으로, 이 정도면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입니다.


즉, 직업윤리가 무너진 상황입니다.


실제 교사가 쓴 글이라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 '대충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협박이기 때문입니다.


검증을 하면 대충 하겠다는 협박자체가, 41조 연수의 철저힌 검증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4. 비민주적인 특권의식



전형적인 진상의 논법입니다.



왜?
네가 뭔데?
무슨 자격으로?
네 일이나 해라!



학부모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고 공교육의 수혜자면서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입니다. 학생, 교사와 더불어 공교육의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권리가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역시나 논점에 대한 제대로 된 반박은 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내용 중에는 교장, 교감, 장학사 등 '내부의 사람'은 검증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도 풍기는데, 아주 관료적이고 위험한 발상입니다. 교사들이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외부의 감시 없이 지내왔는지를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5. 정상인 척하는 비정상



언듯 보면 대안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교사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것일 뿐입니다.


'그보다'로 시작되는 저 대안들이 교사의 연수를 검증하는 것보다 앞서야 할 필요도 없고, 대체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저 '연수의 결과보고'라는 핵심을 피하기 위해 아무 대안이나 내놓은 모양새로 보입니다.





41조 연수의 결과보고와 공개를 통해 실질성을 확보하자는 제안에 대해 제대로 된 반대의견은 없었습니다.


혐오, 회피, 무논리의 댓글들이 가득하고 그 댓글들은 '좋아요'를 주렁주렁 달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길을 잠시 걸으셨던 제안자 분은, 아마도 저 댓글들을 보고 크게 실망하시지 않았을까. 놀라시지 않았을까. 마음이 쓰입니다.




뭐, 저는 익숙합니다.



볼 때마다 화가 나지만, 그것이 그만둘 이유까지는 아닙니다.


https://petitions.assembly.go.kr/proceed/registered/3FC50B45859E0D08E064ECE7A7064E8B


국회청원입니다. 귀찮으시겠지만, 찬성 한표 부탁드립니다.


51표 남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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