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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멸망하는 공교육

교권이 무너졌다구요? 교권타령에 공교육이 무너져요.

by 당신들의 학교

이른바 악성민원에 괴로워하던 교사분이 세상을 등진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이야기도 솔솔 들려오고 있고, 교사노조를 중심으로 한 교사들의 열렬한 지지로 무언가 착착 진행 중인 느낌이다.


https://naver.me/F8uV4kxS

오랫동안 공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내가 내리는 결론은 이렇다.



교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건은
부풀리고 부풀려서
무언가를 얻어내고

교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건은
반대하고 반박하여
마침내는 사라진다





다들 기억나실 게다


명재완 사건


https://naver.me/FtTFMr11


교사가 초등학생을 계획하여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우리는 그 당시의 커뮤니티를 비롯한 교사들의 분위기를 기억해야 한다.


처음에는 돌봄 교사의 범죄로 잘못 알려졌는데, 돌봄 교사는 교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교사, 그것도 담임을 맡은 교사라는 게 알려지자 이번 사건으로 모든 교사를 매도해선 안된다고 하는 반응이었다.

우울증 등 정신병력의 이슈에서는 교사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인지 성토하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교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의 어플이 무단으로 녹음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무섭다며 치를 떠는 모습도 보였다.

교사들에 대한 정신감정, 자격검증, 교실 cctv설치 등 사건과 관련해서 나온 대책들은 모두 교사들이 들고일어나 반대하여 지금은 논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정신 차리고,
긴 호흡으로 두 사건을 보자.

교사가 학생을 죽인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었다.

교사가 민원에 괴로워 자살한 사건에서는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계획이
진행 중이다.

교사가 가해자 일 때는 개인의 일이다.

교사가 피해자 일 때는 모든 교사의 일이다.

이게 정상인가?





나는 공교육, 특히 교사와 관련한 법령, 행정절차, 규칙, 관행 등은 공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를 위해서 하는 것이란 나름의 확신이 있다.




그렇게 공교육은
개같이 멸망해가고 있는 중이다.



https://youtu.be/Qt1GPq0JCHE?si=LZM5GmIPWjvJvEQp


교사들의 직업의식, 양심, 인성, 가치관 등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인데, 교사들이 흔히 하는 '요즘아이들은 버릇없어요'라고 하는 게 교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공교육이 망해가는 원인을 아주 짧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교권(교사 권력)





성직자나 기사 등 직업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는 중세시대도 아닌데, 교사라는 직업은 특별히 교권(교사 권력)이라는 게 있다.


물론 교육부나 교사들은 교권이라는 것이 '교사의 교육권'이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위한 것이라 설명하지만, 드러나는 모든 증거는



교권 = 교사 권력



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교사에게 교권이 있다는 인식은 교사들이 호의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http://www.hangyo.com/news/article.html?no=104008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현장체험학습 거부'인데, 공무원이 '원래 하던 일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그들의 주장으로는 (아마도) 교사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이 교사보호라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교권수호'에 포함된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게 위해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받아야 한다는 게 교사가 내세우는 교권이다. (권리의 발현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그런데 교권수호를 위해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한다고? 학습권을 박탈한다고?


개가 주인을 문다는 비유는 여기에 쓰기는 너무 조촐하다.


이건 개가 주인의 목에 목줄을 채워서 산책을 시키는 수준의 일이다.


모든 직장인은 자신의 업무를 함에 있어 최소한 '과실책임'의 위험은 지고 있다. 무언가 특권층이 되어버린 의사나 법률가들도 일을 그만두면 그만두었지 책임을 지기 싫다고 직을 유지하면서 업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교권 = 교사 권력



교사들이 교사권력을 유지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공교육은 망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사보다는 학원의 강사가 실력이 더 나은 것이 상식이 된 지 수십 년 되었다.

연수와 연구를 위한 41조 연수규정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2달간의 '유급휴가'로 완전히 인식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무언가 할 때마다 (사업이라고 한다) 예산에 업무추진비가 상당힌 비율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는 상당 부분 식사, 간식으로 사용되는 것은 내가 경험한 바이다. (그런 식의 지출이 사업의 진행에 도움이 되는지, 역할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는다. 용돈 같은 느낌인가?)

전교조를 비롯한 많은 교사들은 품의나 정산 등 소소한 회계처리조차 부담스러워하며 이를 맡지 않으려 로비 중이다. (어려워서 부담스럽다기보다는 '내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해?'라는 느낌인데, 귀족이나 왕족 정도의 특권의식이 없으면 나오기 어려운 반응이다. - 아니 형사 마동석도 조서는 작성한다고.)

교원평가는 발작버튼이다. 하다못해 운전면허도 10년이면 갱신하는 마당에,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는 교원평가는 결사반대한다. 그들의 주장으로는 그것이 교권침해라는데, 학생의 학습권을 생각한다면 하지 못할 소리이다. 교사의 권력을 침해했다는 얘기겠지.

소방시설, 민방위대피, 놀이시설안전, 가스안전 등 각종 안전문제는 교사가 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고, 이를 법령에 명문화하기 위해 열심히 로비 중이다. (일부는 실현되었다)

우유급식배부, 교과서배부, 방과 후 강사 출석 근태관리, 자료입력, 현황조사, 운반, 수리, 배송, 취합 등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늘상 하게 되는 자잘한 업무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무직과 지방직 공무원에게 떠넘긴다. (교육'공무원'은 주당 40시간 근로의 의무가 있고, 교사는 주당 14~18시간 정도가 수업시간이다)

업무시간 내에 학생을 따로 불러 가르치고, 보충수업을 하는 것은 모두 추가 수당을 받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정말 이상한 '이중지급'인데, 교육부 등에 질의한 결과 원론적인 '학교재량'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뭐, 다들 한통속이다.



그래서.


공교육은 개같이 멸망 중이다.


학생들은 학원과 인강으로 교과를 학습하고 학교는 그냥 가야 하는 곳으로 전락했다.


교단에는 존경할만한 스승이 줄어들고, 평가 한번 없이 십 년 이십 년을 직을 유지하다 보니, 어느새 교실 안의 왕이면서 동시에 괴물이 되어버린 교사들이 늘어간다.


수업 시간에 자습만 시키는 교사

아이들에게 관심 없고 수업도 형편없는 교사


우리는 이런 교사를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자랐다. 평가 없이 회초리 한번 들지 않고 오냐오냐 해준 수십 년 세월에 교사들은 점점 더 타락했다고 생각한다.


왜?

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나빠졌는데

교사는 안 나빠졌을 것 같아?



이제는 수업도 안 하는 보건교사, 영양교사가 딴에 교사랍시고 41조 연수를 사용하여 출근을 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와 '교권' 운운하며 책임은 줄이고 업무는 덜어내며 복지는 확대하는 법령을 만들기 위해 로비하는 세상까지 왔다.


교사들의 역량을 파악도 하지 못하고 급하게 시행했던 고교학점제는 공교육 멸망의 마침표라도 되고 싶은지, 자퇴생은 늘어간다.


공교육은 멸망 중이다.


이것을 막기 위한 작은 행동을 제안한다.


교권 = 교사 권력


교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꼭 써주시라.


교권이 숭고하다는 이미지를 깨야 한다. 교사들이 사용하는 교권은 정말이지 교사의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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