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조 실패기 2

절이 싫은 중은 절은 만들면 된다.

by 당신들의 학교
이것은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이다.
팩트체크나 증빙을 위한 자료를 굳이 찾아 넣지도 않을 것이고, 사실을 과장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말 많은 친구 하나가 편하게 이야기하는 걸 듣는 느낌으로 들으시라.


노조 만들었단 얘기 하고 있었지?


그거는 8급때여. ㅎㅎ


9급때? 바빴지.


이게 일이 바쁜 것도 바쁜 건데, 자꾸 사람을 불러 ㅎㅎㅎ


는 손발이 없나 ㅎㅎㅎ


일단은 노조 가입부터 얘기해야지. 어. 가입도 8급때. ㅋ


팩스가 자꾸 오는 거야. 노조에서.


이제 그때는 내가 하는 업무가 이상하다는 것도 눈치챘고, 반항도 하는 시기였어서 전투력이 좀 강했지. ㅋ 응? 뭐 그런 거야. 교감이 너한테 교원인사업무를 시키는 거. 교직원 건강검진 전화 돌리는 거. 시설 안전점검 하는 거.


당연히 내 일이 아니지!


그거 하는 사람은 따로 있어요~ 인사는 교감! 건강검진은 보건! 시설은 시설! 있다니깐?


응? 그러니까. 다른 학교에선 또 다 한다네? 교행이?


일이 많고 적은 게 아니고 빡.치.잖.냐.


나는 건강검진 전화 돌린다고 입이 마르고 있는데 보건이 와서 '교장샘 차나 한잔 하시지예~'뭐 이런 거 듣고 있으면 빡이 치냐 안치냐.


시설도 그래. 그게 뭔지도 모르는데 뭘 점검해서 싸인하래.


내가 절대 보증같은거 서지말고, 도장 함부러 찍지말라고 9살때부터 가르침을 받아온 사람인데, 이게 뭔 줄 알고 싸인을 하라는겨? 시설직은 어디가고?


사람이 헤까닥하는게 꼭 큰 일어야 하는게 아냐. 사소한 거에 목숨도 거는 거야. 그거 당해보면 잠도 안 와.


그 와중에 노조에서 팩스가 왔는데 이렇게 적혀있더라고.



"무임승차는 이제 그만~"



이것들이 뭘 하는 것도 없으면서 무임승차는 무슨 무임승차?


내가 교감이 할 일, 보건이 할 일, 시설이 할 일, 별의별 같잖은 취급을 당하고 있는데 뭐? 무임승차? 무무이임스으응차아?


그래서 내가 '오냐 그럼 유료로 승차해서 노조를 바꿔주마'생각했지. 혼자 개기는 거 힘들거든. 노조가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교원인사니 건강검진이나 이런 거는 명분도 확실하고 말도 안 되는 건데 이걸 모든 학교에서 교행이 하고 있는 게 이상하잖냐. 이것도 해결을 못하면서 노조?노오조오오오?


그래서 딱 조합원이 돼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거든?


와...ㅆ... 미안, 욕 나올 뻔.


개판이야. 개판.


제일 활발하게 올라오는 게시물이 뭔지 알아? 조합원 경조사 안내야. ㅋ 이건 거의 매일 올라와. 무슨 상조회인 줄.


그러면서 건의사항은 마지막 글이 1년 전 글인데, 답글이 없어 ㅋ 언제부터 답글이 없을까 봤더니 거의 처음부터 없더라고. ㅎㅎㅎ


그러니까 조합원이 건의사항에 뭘 올려도 지도부가 본 척도 안 해. ㅋ 이게 무슨 노조야. 진짜 무임승차는 누가 하고 있는데 ㅋ


예결산메뉴가 있더라? 게시글이 '하.나.도' 없어! ㅋㅋㅋㅋ


회계업무를 하는 교행들이 모여서 노조를 만들었는데, 예결산 내역이 없어 ㅋㅋㅋㅋ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


내가 추정하기로 조합원이 한 2000명 됐거든? 이게 한 달에 15,000원이 조합비예요. 그럼 달에 3천만 원이네? 1년이면 3억 6천.


알다시피 다들 공무원이라 늦게 내고 안내고 하는 것도 없어. 걍 월급날되면 3천이 딱! 노조 계좌에 꽂히는 거야.


근데 마침 코로나 기간이어서, 노조가 무슨 오프라인 활동을 못할 때였어. 돈이 남았겠지? 근데 예결산도 없고 여기에 대해 물어도 아무 답도 없어 ㅎㅎㅎ


웃긴 게 뭔 줄 알아? 연말에 노조이름으로 연탄기부를 하더라? 얼마더라? 금액으로 따지니까 200만 원 정도였나? ㅋ


이거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정황 아니냐? 무슨 간담회 하고 모여서 회의한다고 한 달에 한 두건 활동 소식은 올라오는데, 아무 결과는 없고, 게시판이나 건의사항이나 조합원 글은 몇 년째 씹고 있고, 그놈의 경조사 안내만 미친 듯이 올라와 ㅋ


이게 무슨 노조야. 상조회지.


아! 하나 더 얘기하자면 코로나때 무슨 회의사진랑 기부사진을 올렸는데 지도부들 중에 마스크 쓴 사람이 없어 ㅋㅋㅋㅋㅋㅋ 정치감각이 제로야 ㅋㅋㅋㅋㅋ 얼굴은 보여야겠다는 욕망이 아주 그냥! ㅋㅋㅋㅋㅋㅋㅋ


매년 모이는 3억 6천만 원은 아무리 활동소식을 찾아봐도 쓸만한 데가 없어. ㅋ 뭐, 노조니까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수 있다 싶긴 하지만, 아무것도 안 알려주는 건 좀 심하지 않냐.


응? 물어봤다니까? ㅋㅋㅋ 내가 건의사항이랑 게시판에 글만 한 200개 썼을걸? 끝까지 답을 안 하더라고.


마지막엔? ㅋㅋ 징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합원이 게시판에 글 좀 쓰고, 예결산 알려달라고 했다고 징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


아! 물론 내가 글을 좀 격하게 쓰긴 하지 ㅋ 근데 노조가 지나치게 회피형이더라고 ㅋ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까 점점 의심이 깊어져서 나중엔 별의별 소설도 썼다니깐?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3억 6천을 뽀릴 수 있을까? 뭐 이런 상상 ㅋ


아냐 아냐. 그렇게 안 했으면 끝까지 대답 안 하고 내가 지쳐나가떨어지길 기다렸을 거야. 징계는 노조의 대답인거지.


응? 징계는 당연히 철회했어 ㅋ 노동부 신고 ㅋㅋ 조합원이 글 썼다고 징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는 게 노조의 수준을 보여주는 거지. 징계가 풀리고 나선 탈퇴 했어. 홈페이지 글쓰기 제한을 걸어버리던데, 더 싸우려면 매달 들어가는 조합비가 아까워서 ㅋ


아. 노조 만드는 얘기 해줘야 하는데, 목 마름 ㅋ


요약해서 말하면, 만드는데 한 2주 걸리고, 비용은 2500원 정도 들어. 끝.


진짜야. 이게 다야. 이거면 합법적인 노조의 지위를 누릴 수 있어. 교섭권 ㅋ


자세한 건 한 잔 마시고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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