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황색 포도상구균 항생제인 메티실린은 67.7%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더구나 내성을 일으키기가 더 쉬운 광역 항생제의 처방률이 협역항생제보다 커서 더욱 문제다.
이런 쪽에서 본다면 한국은 전혀 선진국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남용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복지부는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으로 2020년까지 감기 50%, 전체 사용 20% 줄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심평원도 처방률을 낮추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가감지급사업'을 시행하였다. 처방률이 낮은 의원급 의료기관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아쉽게도 효과가 생각만큼 없는 듯하다.
우스갯소리로 '약 먹으면 7일, 먹지 않으면 일주일 후에 낫는다'는 감기를 일본식 의학용어로 급성상기도감염急性上気道感染이라 한다. 감기는 호흡기 중 코와 인후, 후두 부위의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대부분 소용 없다. 반면에 하기도인 기관지와 폐부위 감염은 항생제가 필요한 세균성이 많다. 심평원은 급성상기도감염(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만을 평가하므로 일부 의료 기관에서는 환자의 진단명을 급성하기도감염(폐렴·기관지염 등)으로 변경하여 처방하기도 한단다. '눈 가리고 아옹'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