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1. 새싹이여, 나의 수풀이여!

50대에 다시 시작하는 시(2025-07-19)

by 윤호준

새싹이여, 나의 수풀이여!

잎들이 멈춰있는 수풀에 어찌 우렁찬 맥박이 있으랴

저기 동쪽 언덕을 넘어 현악의 바람이 불어오니

가녀린 잎들이 반짝이고 흔들리고 춤을 춘다


메마른 토양의 뿌리에 어찌 생동하는 호흡이 있으랴

아득하고 흐린 하늘에서 수억방울의 빗물이 떨어져

뿌리가 젖고 줄기로 번지다가 잎에 스며든다


저 혼자 당당한 것은 없다

신갈나무와 물푸레나무가 어깨동무해야

하나두울 의지가 되고 의지가 모여 용기가 되고

그렇게 질긴 정의가 되는 것이다


저 혼자 강력한 힘은 없다

바람이 날갯짓으로 큰 움직임을 만들고

빗물이 대지에 흩어져 뿌리를 만나면 외침이 되고

그렇게 긴긴 행진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수풀의 웅장한 춤사위를 위해

나무는 이런 뜻과 저런 뜻을 모아 모두의 수풀을 이루고

바람과 빗물은 수풀에 바짝 붙어 응원하고 헌신한다

그렇게


때가 되면, 그 계절이 오면,

수풀의 어느 숨구멍에서, 나무의 진연두빛 씨눈에서,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는다

필시, 화려한 봉우리로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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