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0-4. 섬으로 가는 이유

50대에 다시 시작하는 시

by 윤호준


섬으로 가는 이유


인천연안여객터미널 승선장 입구

어제의 가치없는 물음과 답을

그 반복된 소모와 자학들을

투명한 비닐봉지에 꽁꽁 묶어

두 발의 비복근이 움찔하도록

어깨위에 빠짝 당겨매었다.


떠날 때가 되었고

계류용 밧줄이 배 위로 안착하자

뒤돌아보지 못하고 여객선 뒷계단을 올라

선미의 작은 기둥에 기대어 섰다


이 낡은 배의 행선지는

자월, 승봉, 이작 아니...저 멀리 백령일지도 모른다

그저 나그네가 원하는 것은

사방이 바다의 끝만 보이는 수평의 고립

천지에 바다의 호흡만 들리는 절대의 고요


섬으로 가는 이유는

섬에 내리기 위함이 아니라

섬 사이에서 머무는 것

애써 무엇이든 얻을 것이 아니라

훌훌 죄다 버리는 것


그저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어깨 위에는

질문이 몇개 해저로 내려앉고

의문이 몇개 저절로 풀려진

그런 무게이길

그런 걸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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