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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Jul 09. 2017

나에게 미니멀라이프란...
@@와 같다.

                                                                                      

이미지출처;pinterest

어릴 적 이모의 방에 가면
LP들로 가득 찼었지요..
이모가 허리를 숙여 바늘을 들어 LP를 올려놓는 몸습이 참 멋져 보였지요..
이모 몰래 저도 따라해보다가 지지직 하는 잡음에 놀라던 기억도...

우리 세대는
음악을 
카세트 테이프로 들었죠. 워크맨을 들고 다니며 듣기도 했죠. 
그 후엔 CD플레이어로 듣고요..
저도 CD 많이 모았었는데...
결혼 전까지도 월급 받으면 CD 1장씩 사는게 취미였었거든요...
LP는 그렇게 서서히 잊혀져갔는데
'음악감상' 하면
어릴 적 들었던 LP가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한 사운드였던 것 같아요.
연주자가 추구하는 세상을 담아냈던 것 같아요.
특히 더블베이스나 첼로의 공명이 CD와는 달랐던 것 같아요.
더블베이스, 첼로의 묵직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파블로 카잘스의 연주에선 그의 숨소리도 들렸던 기억이...

제가 그동안 음악을 들어왔던 장치는 LP보다 CD 혹은 MP3인데요...
왜 LP가 더 기억에 남고, 그리워할까요?
행위에 대한 리추얼Ritual이 있기 때문이에요.
LP 재킷에서 조심스레 음반을 꺼내
플레이어에 올리고
톤암을 옮겨 바늘을 올리고
또 해설지도 읽고...
이런 행위의 소중한 리추얼...
음악을 듣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것이지요. 그 순간...

그런데 워크맨, CD, MP3로 음악을 들을 땐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진 않지요.. 편하긴 하지만...
그냥 배경음악? 정도일 뿐이예요.
심지어는 음악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보고 있지요...       


                                                               

‘마음챙김mindfulness有心’은 
주변의 사물, 상황에 
적극적으로 주목하고, 그 맥락을 이해하려는 과정입니다. 
마음을 담아 LP를 통해 음악을 듣는 행위와 비슷하지요.
그 순간에 마음을 담아 집중해서...

한 끼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아니라, 
밥 먹는 행위에 집중하여
간소한 식사를 하면서도 맛을 음미하며 추억을 회상하며
우아하게 먹는 것이구요.
쌓여있는 그릇을 보며 한숨을 쉬며 
설거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설거지를 하면서도 그 행위에 집중하여
물에 씻겨 내리는 접시의 뽀드득함에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이지요.
집을 어지럽히는 가족들을 원망하며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를 하면서도 마음을 담아
깨끗해지는 집을 생각하며 덩달아 마음도 정갈해지는 것입니다.

우린 멀티태스킹을 강조합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심플하게, 그냥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집중해서 하면 되는 거예요.
LP를 듣는 것처럼요...
마음을 담아 행복하게 그 일을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관성에서 벗어나 참다운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되구요...
언제나 가슴 설레임을 느끼게 됩니다.
몸과 마음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구요.
모든 것이 가볍고 홀가분해 집니다.

살림을 하든
직장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내가 무엇을 하든...
LP를 듣는 것처럼 하면 좋겠어요.
마음을 담아, 현재에 집중해서...

나에게 미니멀 라이프란
LP와 같다.

이웃님들에게 미니멀 라이프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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