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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Jan 17. 2018

난~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인간의 유전자는 부정적인 사건, 충격적인 사건을 더욱 잘 기억한다고 한다.
이런 일을 또 당했을 때, 살아남기 위함이라고 한다.
추위, 배고픔, 전쟁... 이런 일들을 또다시 당했을 때 뇌가 기억해서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정말 이 유전자를 너무도 잘 타고 났다.
예를 들어, 며느리로서 당한 부당하고, 서러운 일들을 결혼했을 때부터 다 기억해낸다.
이런 일을 또 당하지 않기 위해, 또는 다시 당할 때를 대비해 시나리오까지 짜둔다.
며느리로서 아름다운 기억, 행복한 기억들도 조금은 있었을 텐데...
내 기억 속엔 힘들고 서러운 기억 밖에 없다.
그리고 남편이 가끔 서운하게 할 때... 계속 이 과거를 끄집어내어 거대하게 원망한다.

그런데...아프고서 알았다.
나의 이런 기억들이 나를 더욱 아프게 한다는 것을...
서러움의 기억으로 마음이 병들자, 몸이 병들기 시작했다.
좌절, 실망, 분노, 아픔을 기억하자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시작한 이유이다.
언제까지 과거를 원망하고 있을 터인가?
언제까지 그 핑계 뒤에 숨어서 분노를 지어낼 터인가? 
나의 소중한 삶을 그렇게... 낭비하고 있었다. 어리석게도...
내 소중한 삶에 과거의 지배를 받아 분노를 지어내고 있었다.
난~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나의 불행은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다.
문제는 '무엇이 있었느냐' 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 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인 것이다.
인간은 분노마저도 지어낸다.
아들러의 말이다.
이제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나의 책임이다. 

이젠 내려놓는다.
내 소중한 삶을 위하여...
이젠 아름다움만 기억하련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춤추듯이 몰입하련다.
amor fati.
나를 더욱 인정해주련다.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운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사랑하련다.
스스로 힘을 쓸 것이다.
그러면 서서히 마음의 근육이 키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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