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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Feb 03. 2017

미니멀 하우스의 변천사

삶을 더 행복하게 가꾸고, 내가 원하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

미니멀하우스 1호


결혼 후 10여년 동안 육아와 살림,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하루 24시간으로도 부족한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나이 마흔 즈음에 병이 났다. 

이 나이에 병이 났다는 건 잘못 살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여백을 찾게 되었고, 

이제는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심플 라이프를 지향하노라면 

철학적, 심리적, 물리적... 여러 요소가 포함되지만 

물리적 공간인 '집'의 변천사를 공개한다.


아프기 전엔 화려한 장소가 좋더니, 

아픈 후엔 깨끗한 장소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깨끗한 집은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2012년 겨울, 소박하고 따뜻하며 절제된 모습을 지향하며 집을 가꾸었다. 

몸이 회복되고, 나와 가족을 가꿀 수 있는 공간... 

치열하게 일하는 일터살이인 반면. 

집안에서만큼은 행복한 살림살이로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이 때, 수술을 통해 내 몸 속의 양성종양을 떼어 버렸듯이 

10년 동안 지고 사는  쓸데없는 짐들을 다 버렸다. 

그 후  집을 단순하고 편안하며 실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미니멀 하우스 2호

그러다가 2014년 갑자기 싱가포르로 이주하게 되었다. 

싱가포르에서 보태닉 가든과 같은 콘도를 구했다. 

동남아의 울창한 나무들 속에서 숨쉬며 힐링하고 싶었다. 

이 콘도는 어딜 가도 동남아의 초록이들로 둘러쌓여 있었다. 

초록이들에 둘러 쌓여 '심플 라이프'를 더욱 지향하게 되었다. 

자연 속에 있으면 가벼워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니까..


이곳 사람들은 파다이-멍때리기를 하나의 의식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여유로움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엿보았다. 

싱가포르에서 '심플 라이프'를 진행하기가 참 좋았다. 

내 주변이 항상 느리고, 여유로웠으며 

외국인들이라 남의 눈치를 볼 일이 전혀 없었으니까. 

이 집은 평화롭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는 집이었다. 

붉은 벽돌색의 포인트 벽과 램프가 아름다운 집이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빨간색은 사람을 '업'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눈으로 받아들인 시신경 자극을 통해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혈액순환을 높이고, 

혈압과 체온을 상승시키고, 신경조직을 자극한다고 한다. 


이곳에 살면서 한국의 눈부신 형광등의 거실 문화를 배제하게 되었다. 

이집은 심지어 거실등도 없었다. 

3개의 램프로 밤의 거실을 채우고 있었다. 

참 아늑하고 좋았다. 


매일매일 창문 밖의 이국적인 새들이 지저귈 때 잠에서 깨어나는, 초록이들로 인해 

상쾌해지는 그런 아침을 맞이했다.

조화로운 삶. 

우리는 어지러운 일상 때문에 지칠 때가 많다. 

그때 가장 필요한 것은 '성찰'의 시간이다. 

집이 포근하면 이 성찰을 위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016년 초에 싱가포르에서 '심플 라이프'를 실컷 누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단 작은 집을 구했다. 

경험상 집이 클수록 물건을 더욱 채우고자 하는 본능이 생기기 때문이다. 

심플하게 살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내가 거하는 공간을 심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여백이 있다보니 거실이 빛으로 가득 채워진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 빛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성경의 구절처럼 빛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잠들기가 어려운 편인데 형광등을 저녁 무렵부터 끄고 

아늑한 조명을 이용한 후부터 비교적 잠을 쉽게 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집에서도 청소하는 수고는 최소한으로, 안정감은 최대한으로 느끼고 있다.

미니멀하우스 3호



이렇듯 나의 주거 공간이 3번이나 변했지만 

'심플 라이프'의 반복을 통해 

삶을 더 행복하게 가꾸고, 내가 원하는 삶을 꿈꾸게 되었다. 

앞으로 또 주거 공간이 어떻게 변할지라도 '심플 라이프'를 통해 

더 나은, 더 좋은 삶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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