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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플빈 May 09. 2017

정리는 리셋reset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집은 몸과 마음이 편히 쉬는 곳이다. 

안정감을 얻는 곳이다. 

추운 겨울날 포근한 감촉의 따뜻한 온기 속에서 몸을 녹일 수 있어야 한다. 

직장의 스트레스 속에서 힘들어진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편안하고 깨끗해야 한다. 

여유로운 공간, 쉬는 공간이 되기 위하여 집은 여백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정리가 필수이다. 


정리는 지금의 상태를 확실히 마무리한 후 초기상태로 돌아가는 리셋reset이다. 

정리는 물건을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나누어 줄인 후, 

기억하기 쉽게 놓아두며, 깨끗하게 유지하는 과정이다. 

언제나 리셋의 과정을 거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뒤로 물러나기이다. 

그리고 순환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납장을 열어 이것을 버릴 것인가 놔둘 것인가 고민하다가 시간이 다 흘러 버린다. 

그래서 바쁜 마음에 청소기만 돌리고 청소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물건을 수납장에 쳐박아 둔 후 청소기를 돌리는 오류를 범한다. 

정리를 할 때 목표가 필요하다. 

매사가 그렇듯 목표가 있으면 필요와 불필요를 정확하게 판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다이어트라는 목표가 있으면 군살과 적정 살이 정확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단순하고 행복한 삶은 정리를 할 때의 목표이다. 

이에 기반하여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한 후 선택한다. 

꼭 필요한 물건을 정했다면 수납장에 기억하기 쉽게 그 물건을 넣는다. 

그리고 정리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때 물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하고 아름다운 물건만 고를 수 있는 안목과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는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하다. 

물건은 많이 소유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질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그러기에 나만의 베이직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물건은 언제나 옳다.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두면 에너지 낭비를 초래한다. 

군데군데 불필요한 물건으로 인해 에너지가 막혀있다면 공간의 에너지를 잃게 된다. 


작은 집에 산다. 

그래서 현관 신발장이 수납장의 전부이다. 

그래서 그 수납장을 아이들 학용품과 약상자, 공구상자 등등의 만물 수납장으로 이용한다. 

바구니에 수납하여 라벨링을 해놓는다. 

아이들 학용품, 나의 문구용품을 정리하면서, 이렇게 많이 있는 줄 몰랐다. 

학용품, 문구용품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라 버리지 않는 성역으로 여겼던 것이다. 

정리하면서 품목당 2개 정도만 남겨놓고 과감하게 천사가게에 기부했다. 

책은 많이 읽지만 신간을 사서 읽고 좋은 구절은 블로그에 필사한 후 다시 되파는 습관을 들였다. 

그래서 우리집엔 매번 책이 20권 정도 된다. 

아이들 책은 이젠 커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 읽기 때문에 거실의 서재화를 해가면서 많은 책을 소유했으나 

커가면서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지 않는 경향이 있어 이제는 책이 쌓여있지 않다. 

그래서 책도 현관 신발장 공간에 배치한다. 


수납장의 한 층 정도는 비워둔다. 

주로 맨 위층 정도는 비워둔다. 

상시적으로 이용할 뿐이다. 

수납장이 한 층 정도 비워져 있으면 숨통이 트인다. 

신발은 계절별로 꼭 필요한 것만 있다. 

저 사진 속 신발장은 우리집 4인가족 신발의 양이다. 

학용품은 사소한 물건들이 많아서 바구니에 품목별로 넣고 라벨링을 하면 된다.



거친 풍랑이 이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에서 모든 짐을 버려야 한다. 

숨통이 막히는 집도 마찬가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건을 버려야 한다. 

버리는 일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물건이 필요하고 불필요한지 판단하는 훈련이다. 

이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능력이다. 


때로 집을 치우다 보면 이 능력이 없어서 하염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사실 청소기 돌리기는 10분이면 끝난다. 

그래서 버리기의 기술이 필요하다. 

일단 좁은 장소, 좁은 범위부터 시작하면 감이 온다.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위 사진처럼 학용품, 문구용품부터 시작하면 된다. 

때론 액세서리부터 시작한다. 

때론 양말장부터 시작한다. 

앞의 10분 청소법을 활용하면 10분이면 된다. 

하루에 10분씩만 시간을 내어 조금씩 시작하면 된다. 

쓸모없거나 너무 낡은 물건은 버린다. 

굳은 풀, 기간지난 포인트 쿠폰, 유행이 너무 지난 옷, 이가 빠진 그릇, 

코팅 벗겨진 프라이팬 등 이런 물건들은 기꺼이 버린다.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긴다. 


'버리기'에는 쓰레기통에 버리기, 기부하기, 중고로 되팔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각자의 취향대로 버린다. 



정리는 습관이다. 

정리의 습관은 업무를 할 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정확한 결단을 내리며 업무처리능력이 뛰어나다. 

정리를 하지 않으면 결국 시간도 잃게 된다. 

늘 정리되어 있는 집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다. 

늘 정리되어있는 집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평온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지내며 

좋은 기운 속에서 에너지를 충전받고 또다시 일터로 가뿐하게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너저분한 집으로 퇴근하면, 또다시 일의 연속이다. 

집으로 출근하는 결과가 되어버린다.  

모든 물건은 최적의 상태일 때 도구로 쓸 수 있다. 

수정액이 필요해 시간을 들여 간신히 하나 찾았는데 다 말라버렸다. 

그걸 쓰기 위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본다. 

내가 물건의 도구가 되어버린다. 

이런 주객전도의 상황이 너무도 많다. 

모든 물건은 찾기도 쉽게, 또 상태도 최적으로 되어있어야 나에게 도구로서 가치가 있다. 

정리부터 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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