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둘째는 뭘 해도 귀엽다. 울어도 귀엽고, 잠을 안 자고 버텨도 귀엽다. 침을 줄줄 흘려도 귀엽고 이유식을 먹이다 해작질을 해서 식판부터 바닥까지 죽 범벅이 되어도 그저 귀엽다. 아마 첫째 때 이미 겪어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시기도 곧 지나가리라 생각하면 아이의 모든 모습을 조금 더 너그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두 번째로는 육아가 훨씬 수월해진다. 첫째 때는 온갖 국민육아템을 모두 사 모으고, 육아 서적대로 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항상 전전긍긍했다. 반면, 둘째는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엄마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키우게 된다. 밥을 안 먹으면 '배고프면 먹겠지', 잠을 안 자면 '때 되면 자겠지'하는 여유가 생긴다. 국민육아템들이 없어도 '이런 거 없어도 잘 크더라'하며 미니멀한 육아를 할 수 있는 배짱도 생긴다.
세 번째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감사해진다는 점이다. 첫째 때는 나의 힘듦에 가려 미처 보지 못했던 아이의 성장 과정을, 둘째를 키우면서는 더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 아이가 뒤집기를 처음 한 날, 배밀이를 시작한 날, 옹알이를 시작한 날, 눈을 마주치며 웃어준 날.... 그 모든 순간을 내 눈과 마음에 꼭꼭 담으면서 첫째의 아기 시절도 반추하게 된다. 첫째가 둘째와 붙어서 꽁냥거리는 모습을 볼 때면 '둘째를 안 낳았으면 어쩔 뻔 했지'하는 생각도 든다. 저녁 식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첫째의 쉴 새 없는 수다에 정신이 없다가도, 둘째의 몸짓 하나에 모두가 한꺼번에 웃음이 터지는 그 순간, 이 시간이 오래오래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네 번째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선명해진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물질적, 시간적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아이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삶을 꿈꾸기도 했다. 첫째를 낳고 나서는 맞벌이를 하면 아이 하나 정도는 부족함 없이 키울 수 있겠지만, 둘째까지 낳으면 외벌이를 해야하고 생활도 빠듯해질 테니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 나니 나에게 중요한 가치가 '돈'에서 '가정'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중심이 '나'에서 '가족'으로 조금 더 넓어진 것이다. 생활은 조금 빠듯해졌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하다.
둘째는 실로 내 삶에 깊이를 더해주고, 풍요로움을 안겨준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지금처럼 둘째를 낳을 것이다. 이상, 지극히 주관적이고 의식의 흐름대로 나열해 본 '둘째 예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