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금융용어 깨부수기

그리고 다시 붙이기

by simple life

나는 돈의 신도답게 유튜브에서 증권방송 같은 것도 자주 듣는데,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저금하는 내가 평신도라면 투자 방송 하는 사람은 성직자인데, 그래서 그런지 들어도 뭔 말을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중세시대 라틴어 성경으로 설교하는 신부님을 보는 평신도의 마음이 이해가 될 정도이다. 종교가 이렇게 어려우면 원효같은 사람이 해골물 한 바가지 마시고 크게 깨달아 간단하게 진리를 알려줄 때가 된 거 같기도 하다.


ROI (Return on Investment)

투자방송을 듣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ROI이다. 돈의 신도라면 경전이 거의 영어라는 걸 인식하고 중세시대 라틴어 배우듯 열심히 영어를 좀 해야 한다.

ROI는 "내가 너한테 투자하면 나한테 얼마 이자 줄 거냐?"를 영어 약자로 줄인 말인데 Return On Investment의 약자이다. 금융하는 사람들이라서 "투자수익률" 이런 쉬운 한국말은 잘 안 쓰고 꼭 영어로 ROI라고 하니, 우리 같은 평신도는 꼭 기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에 1,000만 원 투자했는데 팔 때 1,100만 원이 되었다면 ROI가 10%이다. 꽤 짭짤한 거 같다고? 그런데 내가 사자마자 삼전이 꼴아박아 회복하는데 5년 걸렸다면?? 5년에 10%이니 1년에 2%도 안 되는 거다. 예금 이자만도 못하다. 5년 만에 10%라도 괜찮다고 위로하고 싶었는데, 그 사이 뭔 법이 제정되어 수익금의 절반을 세금으로 떼간다면(이건 IF다), ROI는 더 떨어진다. 반대로 주가가 기어가도 삼전 영업이익이 천문학적이어서 주주한테 배당금을 팍팍 퍼주면(현실성 없지만), ROI는 다시 올라간다. 그러므로 전문가가 ROI를 말할 때는 '투자 기간'이나 '세금', '배당' '수수료'같은 것도 꼼꼼히 따져서 걸러 들어야 한다.

image.png 이게 버는 건지 잃는 건지 투자를 안할 수도 없고

ROE (Return on Equity)

R자로 시작하는 단어가 기억나는 것이 또 있는데 그건 바로 ROE다. RO까지 똑같아서 여간 헷갈리는 게 아니다. ROE는 Return On Equity의 약자인데 Equity(에퀘티)라는 말을 알아야 한다. 증권방송 전문가들은 이걸 '에코티'라고 발음한다. 나는 무슨 친환경 용어인 줄 알았는데, 빚을 제외한 순수한 내 돈, 즉 '자본'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전문가답게 한국말로 '자기자본이익률'이란 말은 거의 안 쓰고 ROE라고 수준 높게 말한다.


경영자라면 내 돈(자본)을 잘 굴려서 돈을 잘 버는 것이니 ROE가 높을수록 좋다. 워렌 버핏도 이 ROE 높은 기업을 좋아한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바로 레버리지(전문가들은 빚을 이렇게 고상하게 부른다) 효과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10억짜리 건물을 사는데, 내 돈 1억에 대출 9억을 꼈다고 치자. 건물 값이 1억만 올라도 내 돈 1억 투자해서 1억 벌었으니 ROE는 100%가 된다. 수치상으로는 이 사람한테 돈 주고 내 돈도 굴려 달라고 해야한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 이자가 폭등하면? 빚더미에 깔려 한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즉, RO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숨어있는 레버리지 즉 스테로이드 맞은 몸짱인지 잘 봐야하지만 쉽지 않다. 금융의 세계에서 모르면 호구다.

image.png 금융의 세계에서 모르면 호구다

ROA (Return on Assets)

RO로 시작하는 3글자 용어는 이게 마지막이다. Return On Assets의 약자인데 앞의 RO는 같으니, Assets만 알면 된다. Assets은 미래에셋 때문에 전 국민이 알게 된 영어인데, '자산'이란 뜻이다.

사업 밑천에서 자산이란 내 돈 남의 돈을 가리지 않는다. 사업하는 내 손에 쥐어진 모든 돈은 다 Assets이다. 여기에는 내 돈(에쿼티)과 남의 돈(부채)이 다 포함된다. 즉, "내 돈 니 돈 다 합쳐서(이름표 떼고) 이 사업체가 돈을 얼마나 잘 버냐?"를 보는 지표다.

ROA가 높은 기업이면 당연히 돈 잘 버는 알짜 기업이겠지만, 이것도 업종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호텔이나 반도체 같은 사업은 건물도 사야 하고 기계도 사야 하니 '자산(Assets)' 덩어리가 엄청 크다. 그래서 웬만큼 벌어서는 ROA 티도 안 난다(대단하다 삼전). 반면에 IT 기업이나 웹툰 작가는 노트북 하나로 수십억을 벌 수도 있다. 자산이 적으니 ROA가 엄청 높게 나온다. 그러니 ROA를 볼 때는 같은 업종끼리 비교해야지,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단순 비교해서 말하는 전문가가 있다면 의도가 불순할 수 있다.

image.png 내가 모르면 전문가가 내 돈을 털어갈 수도

돈의 신도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경전을 읽거나 성직자의 말씀을 듣는 것도 다 공부가 필요하다. 오늘은 처음이니 이 '3R'만 잘 기억하고 다른 것도 하나하나 열심히 학습해야 한다. 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유튜브 설교 들으러 가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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