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신도 최고 고수들의 놀이터
돈의 신도라면 꼭 가고 싶어하고, 꼭 가야만 하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월스트리트다. 우리 신도들은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신전인 증권거래소와 성상인 황소의 고환에 손을 대고 인증샷 찍어 인스타에 올리면서 성지순례라는 태그를 단다. 그런데 성지 순례를 하려면 꼭 먼저 해야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환전이다.
환전이란 말 그대로 돈을 바꾼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성지를 순례하려면 원화를 달러로 환전 해야한다. 비신도들은 환율을 서로 다른 두 나라의 화폐를 교환할 때의 비율 또는 우리나라 화폐로 구매 가능한 외국 화폐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환율이 올랐을 때 미국 여행을 가려하면 원화가 더 많이 필요하고, 환율이 내렸을 때,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면 좀 싸게 느껴진다.
어제는 환율이 1$=1,000₩ 오늘은 환율이 1$=1,500₩라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어젠 한화 천원이면 미국 1달러짜리 물건을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달러가 비싸지면서(환율이 오르면) 똑같은 1달러 짜리 물건을 사는데 천오백원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내 돈 오백원 어쩔...
여튼 이건 원화 기준으로 보는 거고 달러 기준으로 보면 어제는 1달러로 한국오면 천원짜리 물건 사지만 오늘은 1달러로 천오백원짜리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앉아서 돈을 번 셈이다. 이렇게 환율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오른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른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내린다고 한숨쉬는 사람이 있다면 내린다고 환호하는 사람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럴 때 외국 물건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수입업자라면 물건을 사오는데 드는 비용이 커지니, 수입품의 가격을 올려야 한다. 외국 사람이 한국으로 여행 온다면 어제보다는 오늘 환전을 해야한다. 내가 수출로 먹고 살면 나는 떼돈을 벌 수도 있다. 이런 때를 '환율이 올랐다' '원화가 절하되었다' '달러값이 비싸졌다' 이런식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문제는 환율이 하루에도 몇번씩 바뀐다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환율이 오른다고 모두가 난처한 상황이 되는 것은 아니고 환율이 내린다고 온 나라가 안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돈의 신도들에게는 환율이라는 금융지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금융지표가 중요한 건 돈을 벌 수 있는 도구가 될 때이고, 금융지표는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버는 도구가 될 수 있는 거다.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는 환율, 이 변동성을 이용해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한 선지자들은 이미 상품을 만들어서 신도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길을 내었다. 이른바 DLS같은 환율 파생상품이다. 비신도에게는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이건 엄연한 사실이다. 지금도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 팔리고 있는 상품인 것이다. 물론 잃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어려운 자산을 거래하는데, 리스크 없다면 비신도들도 이미 다 부자되었다. 그래서 리스크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뿐이다.
내가 아직 입교한 지 얼마되지 않아 주식과 채권교당에 다니지만, 요새는 주식과 채권을 하더라도 환율을 알아야 한다. 서울에서 미국 주식을 마음대로 살 수 있는데, 이때 환율이 주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여튼 돈의 신도가 된 후, 나는 틈나는 모든 시간을 금융지표와 지수를 체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