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교리를 모르면? ETF!

투자의 신 워렌버핏 강추!!!

by simple life

투자를 망설이는 나에게 주식과 채권교당 신도들의 추천은 "모르면 당연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하라"였다. 교리가 어려우면 그냥 ETF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나는 ETF라는 상품이 있다는 것은 유튜브 설교에서 여러번 들어는 봤지만 정확한 의미는 알지 못했다. 도대체 지수를 추종하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 건지 요리조리 생각을 해 보았지만 당최 어떤 원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심오한 교리는 대체 무엇인지를 알아봐야한다. 내 돈은 소중하니까 카더라 통신으로 투자를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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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몇가지 방법으로 이 펀드를 만드는데, 가장 보편적인 건 지수에 포함된 모든 종목을 지수가 정한 비율대로 정확히 사는 거다. 운용사와 대형 증권사들이 수억 원 단위의 덩어리로 실물 주식을 정교하게 사모을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이다.


에를 들어 코스피200추종 ETF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코스피 200의 종목 선정과 관리는 한국거래소(KRX)의 '주가지수운영위원회'라는 의사결정 기구가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산업 대표성, 유동성 등을 고려해 매년 6월과 12월에 정해준다. 이 종목들을 펀드 모집액과 비율대로 맞춰서 구성하는 것이 바로 ETF의 기본이다. 이걸 염두에 두고 내가 자본금 1000억짜리 ETF펀드를 가상으로 조성해보자. 꿈의 숫자다.


코스피 200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므로, 1,000억 원은 각 기업의 덩치 비율대로 쪼개져 투입한다. 참고로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란 기업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만큼 지수 내에서의 비중을 정하는 방식이다.

일단 1000억 중 상위 몇 게 종목이 펀드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게 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를 보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LG엔솔 같은 종목이다.


다음으로 시가총액 중위권 종목들 편입해야하는데, 이 종목들은 산업별 대표성을 띠며, 지수의 디테일을 결정한다. 예를 들면, 현대차, 네이버 같은 종목이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인데 코스피에서 190위에서 200위까지를 기업의 시총 비중대로 산다. 그런데 이건 규모도 작고 하니 여러가지 금융기법으로 해결하기도 한다고 한다. 괜히 거래 많이 하면 수수료만 많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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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펀드를 구성하고 여러가지 금융기법으로 운용을 하면 지수를 정확하게 추종하는 ETF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 펀드가 조성되는 원리는 이해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조성된 펀드가 어떻게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인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업을 잘해서 코스피 지수가 상승한다고 하자. 오늘 코스피가 2% 올랐다면, 내 계좌에 찍힌 코스피 200 ETF의 수익률도 2%까지 오른다. 그런데 요즘 코스피를 보면 일년만에 2배 가까이 올랐지만 모든 종목이 오른 게 아니다. 요새는 삼전과 하이닉스 그리고 현대차가 주도주다. 그래서 내가 만약 코스피 200 ETF를 산게 아니라 오르지 못하는 주식을 들고 있다면 나는 울어야 한다. 하지만 ETF 투자를 했다면 나는 개별 종목이 오르든 내리든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반대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는 시퍼런 장에서는 어떨까? 오늘 코스피가 무참히 깨져서 3% 하락했다면, 내 계좌 역시 피할 방도 없이 파란불 깜빡이며 3% 꼬라박는다. 시장이 무너지면 지수 추종 펀드도 속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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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ETF는 자본주의 주식시장은 어차피 길게보면 우상향이라는 믿음의 영역이었다. 돈의 신도는 믿음이 약해지면 안된다. 그러면 시험에 들고 신앙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예전 내가 카더라 통신을 믿고 펀드를 가입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 나는 은행직원이 우리나라 망하지 않으면 수익 나는 건 정해진 거다라는 식의 말을 믿고, 순진하게 아니지 멍청한거다. 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맡겼다. 직원은 일년 뒤 달랑 700만원을 내 손에 쥐어 주면서 치약세트를 얹어 줬었다. 그게 ETF는 아니었겠지만, 남한테 돈을 맡긴다는 건 그런거다. 그때도 운용사는 수수료는 다 챙겨가고 손해는 나만 봤다.


물론 펀드라고 다 같은 펀드는 아닐 것이다. 내가 과거에 가입해서 피같은 내 돈을 떼어먹은 펀드는 '액티브 펀드(Active Fund)'다. 펀드매니저라는 스페셜리스트들이 모여서 "우리가 시장 지수(코스피)보다 더 높은 초과 수익을 내주겠다"며 이 주식 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상품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전문적인' 노동력과 잦은 매매에 따른 거래 비용을 '운용 보수'와 '선취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멍청한 투자자에게 청구한다. 보통 연 1~2%에 달하는 이 비용은 내 계좌가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무조건 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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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ETF는 '패시브 펀드(Passive Fund)'다. 그저 코스피 200이라는 정해진 레시피(지수)대로 기계적으로 굴러갈 뿐이다. 당연히 인건비와 거래 수수료가 획기적으로 낮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들의 1년 운용 보수는 0.01%~0.05% 수준이다. 천만원 맡긴다면 수수료가 천원에서 오천원 수준이니 이건 거의 무인 카페가 생각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당장 ETF를 사야할 거 같기도 하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위인 코스피 200추종하는 KODEX200을 살까? 아니면 미래에셋에서 하는 미국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타이거 펀드를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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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200을 사자니 일년만에 2배이상 오른 코스피가 무섭고, 타이거 펀드를 생각하니 금융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곳이라는 환율이라는 리스크에 벌벌 떨린다. 지금도 화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망설이다 계속 풀리는 돈은 남이 다 쓸어가고, 나는 부스러기도 못담는 건 아닌지 자괴감이 든다. 이래저래 오늘도 매수 버튼은 힘들 거 같다. 돈의 신도가 되어 교리만 착실히 공부하면 나도 곧 부자가 될 줄 알았는데, 대체 다른 신도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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