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독학 일기 - 13

평범한 주부의 좌충우돌 피아노 독학기

by simple life

내가 피아노를 독학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웃들의 권유 때문이었다. 특히 피아노 선생님이기도 한 이웃은 '나 독학으로 이만큼 한다.'이렇게 써 보라며 권유하곤 했었다. 나는 '싫어' 하면서도 인터넷에 피아노 독학으로 배우기를 쓰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직업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은 참 힘들고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무한한 인내심도 필요하고, 음악적 감각도 필요하고, 음악에 관한 이론적 지식도 많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이 모두 없는 나는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자가 되기로 했다. 취미로 피아노를 배우는 일은 직업 피아니스처럼 돈을 벌 수는 없지만 내 경험상 재미가 있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고,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 대신 인내심이 약간 필요하다.


피아노 선생님인 오프라인 이웃이 피아노를 배우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


"나는 **엄마(동네 내 공식 명칭)가 피아노 이렇게 쉽게 배우는 거 보면 막 화도 나고 약 오른다. 난 엄마한테 연습하라고 빗자루 몽둥이로 맨날 맞아가며 그렇게 배운 피아노야."


이 말의 핵심은 인내심이다. 어릴 적 빗자루 몽둥이는 부족한 인내심을 기르는 특효약이었으리라.


나는 요즘 다양한 반주를 연습한다. 밀집화음형 반주로 일명 <콰이강의 다리>도 치고, 아르페지오로 <마이웨이>도 연습한다. 사실 나는 아르페지오 반주를 너무도 배우고 싶었기에 다른 반주는 좀 소홀하게 대한 경우도 많다. 내가 아르페지오를 연습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8분 음표로 왼손 반주를 하기가 편했기 때문이다.


오른손은 4분 음표를 치는데 왼손은 8분 음표 두 개를 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른손은 8분 음표를 치는데 왼손은 4분 음표를 치는 것은 나에게 어려웠다. 손이 따라 주지 않은 것이었다. 엇박자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아르페지오 반주를 열심히 배웠다.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 아르페지오 반주가 어느 정도 되자 나는 이번엔 어떤 음표의 어떤 반주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어떤 음표든 상관없이 반주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연습을 하였다. 아르페지오 연습을 많이 한 후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신기하게도 금세 원하는 반주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음표를 가리지 않고 거의 반주가 된다. 싱코페이션 반주가 내 손끝에서 될 때 나는 '야!' 하는 만족감이 가슴에 가득 찼다. 하면 역시 되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나는 성인용 반주 책을 구해 연습하고 있다. 피아노 선생님을 하는 이웃은 내게 말했다.


"반주는 창작이야 반주 책 배운 다음부터는."


이렇게 말한 후, 성인용 반주를 연습하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성인용 반주 책에는 무슨 반주 이름이 이렇게도 많은지, 외울 수가 없다. 그러나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은 항상 내게 부담스러운 즐거움이다.


성인용 반주 책에는 과거에 유명했던 여러 가요들과 학창 시절 배웠던 가곡들이 담겨있다. <인생은 나그네 길>이런 종류부터 <소렌짜라>같은 가곡까지 전 장르를 막라 한다. 배우면서 향수에 젖어 아련하다. (내 나이가 벌써 이런가?) 어쨌든 내가 피아노와 친구가 되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던 감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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